메르스 ‘덕’본 총리… 메르스로 첫 시험대

2015.06.18 22:11 입력 2015.06.18 22:45 수정

야 표결 직전까지 격론·찬성 156표, 여당 투표자와 동수

‘메르스 시국’ 대처가 연착륙 관건… 첫 행보로 현장 방문

‘50%대’ 찬성률은 이번에도 벗어나지 못했다. 황교안 국무총리(58) 임명동의안이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야당의 반대 속에 찬성률은 56.1%에 그쳤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등 산적한 현안을 헤쳐나가야 할 황 신임 총리의 발걸음도 그만큼 무거워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 또 ‘반쪽 총리’… 똘똘 뭉친 여야

이날 표결에는 새누리당 156명, 새정치민주연합 119명, 무소속 3명의 의원이 참여했다. 황 총리가 받은 찬성표는 156표. 새누리당 참석자 수와 일치했다. 여당 출신 무소속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우 의원을 포함하면 이탈표가 2표가량 나왔다는 계산도 있지만 미미한 수치다. 반대표는 120표로 새정치연합 의원들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을 합한 숫자다. 무효표는 2표에 그쳤다. 여야 공히 당내 분란에도 불구하고 ‘황교안 총리 적격성’을 두고는 정반대 입장에서 한마음으로 똘똘 뭉친 셈이다.

여권으로서는 야당의 표결 불참을 막으며 ‘단독 처리’는 피했지만 ‘반쪽 총리’ 꼬리표까지는 떼지 못했다. 지난 2월16일 이완구 총리 임명동의안에 이어 넉 달 만의 총리 인준 표결도 가까스로 절반을 넘겼을 뿐이다. 황 총리가 얻은 156표는 2000년 총리 인사청문제도 도입 이후 역대 3번째로 적게 나온 찬성표다. 2000년 이한동 총리가 139표(51.1%)로 최저 득표·찬성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그 다음은 이완구 총리(148표·52.7%)다.

메르스 ‘덕’본 총리… 메르스로 첫 시험대

■ 야당, 표결 직전까지 격론

새누리당은 전날 오전까지도 인준안 단독 처리를 불사하겠다며 엄포를 놓았지만 이후 여야 원내대표가 본회의 개최에 전격 합의하면서 파국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표결 거부냐, 반대표 행사냐’를 놓고 야당의 선택이 남아 있었다. 새정치연합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격론을 벌였다. ‘부적격 후보’에 대한 표결 자체에 동의할 수 없다는 쪽과 ‘메르스 정국’을 고려해야 한다는 양측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소속 의원 130명 가운데 119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반대표는 표결 참석 의원보다 ‘1표’가 더 많았다.

정의당은 이완구 총리 임명동의안 때와 마찬가지로 전원 표결에 불참했다. 서기호 원내대변인은 “표결 자체에 반대하며, 따라서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 ‘메르스 컨트롤타워’ 역할은 과연

당초 험난할 것으로 예상됐던 인준 과정은 메르스 비상시국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넘어갔다. 총리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당위성’에 힘입어 국회 관문은 통과했지만 이제부터는 진짜 시험대에 서게 됐다. 정부 무능으로 메르스 사태가 심각해진 만큼 부담도 더 크다. 자타 공인 컨트롤타워인 황 총리는 이제 메르스 대처라는 국민의 청문대에 올려진 셈이다. 사실상 관망 중인 청와대를 대신해야 하는 역할도 있다. 기존 보고 체계에 가해질 혼선을 최소화하며 얼마나 연착륙하느냐도 과제다.

황 총리가 인사청문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메르스 대응에 대해 “제때 할 일 다 하셨다”고 평가한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앞서 법무장관 시절 대통령 ‘호위무사’처럼 청와대 지시만 기다리는 식이어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

임명장을 받은 황 총리는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 중구 보건소 등 메르스 대응 현장부터 달려갔다. 황 총리는 취임식을 오후 6시로 미루고 주재한 범정부대책회의에서 “메르스와의 속도 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한발 앞서 대응해야 한다”면서 “오늘부터 메르스가 종식될 때까지 비상근무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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