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수기 오명’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2017.12.01 15:36 입력 2017.12.01 21:29 수정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

재계 ‘간섭’ 우려에 제한적 적용

국민연금공단이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영국에서 처음 시작된 제도로,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이 지분을 보유 중인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위탁받은 자금의 주인인 국민이나 고객에게 이를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2015년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논란과 함께 도입이 논의됐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과정에서 도입을 약속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일 열린 제7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 코드는 투자수익 보호를 통해 기금의 중장기적 수익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이미 미국, 영국 등 해외 20여개 선진국에서 도입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이라며 “국민연금은 국민이 맡기신 소중한 노후자금을 관리·운용하는 수탁자로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투자 회사 가치의 향상을 추구하고 궁극적으로 기금의 장기적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부에서 기업 경영간섭 우려도 있는 만큼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달에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가 완료되면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의 운용액은 8월 현재 602조7000억원이다. 삼성전자(주식지분 9.71%), SK하이닉스(10.37%), 현대차(8.12%) 등 3분기 말 기준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국내 기업만 278개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정부가 국민연금,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를 활용해 상장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이른바 ‘연금 사회주의’가 생길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박 장관은 위원회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더라도 적용 범위와 대상은 아주 제한적으로 시작해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갈 것”이며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관리 거버넌스를 동시에 구축해야 해서 시행 시기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