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강도 수사 서대문署 강력2반 “침통합니다”

2003.07.01 18:20

김영완씨 집 떼강도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2반은 요즘 초상집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밤 한솥밥을 먹던 이경재 강력2반장이 이번 사건의 수사책임을 지고 직위해제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 직원은 “우리의 잘못으로 이승재 경기경찰청장(당시 경찰청 수사국장)까지 직위해제된 마당에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윗선의 지시를 따랐을 뿐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또다른 직원은 “정상적으로 사건을 수사했다면 특진을 할 수 있는 사항이었는데, 직위해제로 되돌아왔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게다가 서대문서 강력반 직원들은 이날 오후 신촌 세브란스 병동에 입원중인 최규선씨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오는 8월 말까지 두달 더 연장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모두 격앙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대문서 강력반은 지난 2월말 최씨가 양쪽 눈의 녹내장 수술을 받기 위해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뒤부터 5개반이 돌아가면서 매일 24시간씩 최씨의 병실을 지키는 일을 맡아왔다.

얼마 전에는 최씨가 병원내 치과를 놔두고 강남의 단골치과에서 치료를 받겠다고 우기는 바람에 그곳까지 동행하기도 했다.

강력2반 직원들은 “우리는 아무리 궂은 일도 위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왔다”며 “하지만 단 한번의 실수로 하루아침에 직위해제된다면 앞으로 우리는 누굴 믿고 일해야 하느냐”고 항변했다.

서대문서 한 간부도 “희대의 사기꾼인 최씨는 감방 대신 초호화병실에서 지내고, 민생치안이 본업인 경찰은 치안현장 대신 사기꾼의 병실 문밖에서 보초나 서고 있다”며 씁쓸해했다.

〈신현기기자 n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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