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판교 환풍구 부실 시공 확인”

2014.10.27 21:53 입력 2014.10.27 23:08 수정

덮개 지탱 L자 받침대 용접 불량·볼트 미고정 등

27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가 부실 시공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확인됐다.

경기경찰청 수사본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한 결과 환풍구가 부실하게 시공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박성주 경기청 형사과장은 “사고는 직사각형 형태인 환풍구를 세로로 지탱하고 있는 2개의 부재(받침대) 중 좌측 부재가 꺾이고, 이와 맞닿아 있던 가로 부재 용접부(좌측 3분의 1 지점)가 끊어지면서 붕괴돼 발생했다”면서 “국과수 감정 결과 용접 불량, 앵커볼트 미고정 등 부실시공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붕괴된 환풍구는 세로 부재(3.7m) 2개 위를 가로(6.1m) 부재 1개가 지나는 직사각형 형태로, 덮개 13개가 그 위에 있는 구조로 시공됐다.

부재 3개 중 세로 2개는 일체형 강관으로 시공됐지만 가로 부재는 짧은 강관 3개를 용접으로 이어 붙였다.

경찰은 가로 부재 좌측 3분의 1 지점의 용접부분이 환풍구 위에 있던 관람객들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휘어져 꺾이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환풍구 덮개를 지탱하는 L자형 테두리 받침대도 부실 시공됐다. 콘크리트 구조물에 고정하면 덮개를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다. 콘크리트 구조물과 테두리 받침대 사이를 결합하는 볼트·너트 결합부 40곳 중 9곳은 부실하게 용접된 채 마무리됐고, 2곳은 너트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우측편 테두리 받침대와 콘크리트 구조물을 먼저 결합하니 왼쪽으로 갈수록 벌어져 받침대와 덮개 사이 공간이 생겼다”며 “볼트와 너트 위치가 맞지 않는 곳은 용접으로 대강 마무리한 흔적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감정결과를 바탕으로 시공·감리사 관계자들의 위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출국금지 조치된 이데일리와 행사 하청업체 플랜박스, 경기과학기술진흥원 관계자 6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함께 출국금지된 시공 관계자 5명을 포함해 부실시공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보강 조사를 거쳐 추후 형사입건하기로 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