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밝힌 심경은 22년 전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발언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오전 9시30분 검찰 조사에 앞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검찰 청사 현관 앞에서 하차한 박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대기 중일 100명의 취재진과 마주한 자리에서 이 같이 심경을 밝힌 것이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5년 4000억원대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 앞에 섰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합니다. 저 혼자서 모든 책임을 안고 어떤 처벌도 달게 받을 각오입니다”라고 말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도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출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왜 국민께 면목없다고 말씀하셨습니까’라는 질문에 “면목없는 일이죠”라고 답변했다. 이어 ‘지금 심경을 말씀해주시죠라고 묻자 “다음에 하지요”라고 밝힌 뒤 검찰청사로 들어갔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 등으로 검찰 소환을 통보 받았지만 이에 불응했다가 곧바로 구속되면서 포토라인에 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