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죽으러 야산 갔다 초등생 만나 살해” 우발적 범행 주장

2020.01.01 21:25 입력 2020.01.01 21:41 수정
김동성 기자

8차 사건도 “대문 열려” 진술

경찰 프로파일러 신빙성 조사

이달 안 최종 수사 결과 발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6)가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에 대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야산에 갔다가 우연히 만난 어린이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춘재가 범행 경위 일부를 털어놨지만,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조사하고 있다.

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춘재가 지난해 9월 자신이 저지른 14건의 살인과 30여건의 강간 등 범죄를 자백할 당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범행 경위를 털어놨다고 밝혔다. 이춘재는 경찰 조사에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줄넘기를 들고 야산에 올라갔는데 한 어린이가 지나가길래 몇 마디 대화하다가 일을 저질렀다”며 “들고 갔던 줄넘기로 어린이의 양손을 묶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은 1989년 7월7일 낮 12시30분쯤 화성군 태안읍에서 초등학교 2학년 김모양(당시 8세)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실종된 사건이다. 경찰이 그동안 단순 실종사건으로 분류했지만, 이춘재가 김양을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이춘재는 재심 절차에 들어간 ‘8차 사건’에 대해서도 입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술을 마시고 집에 가던 중 대문이 열려 있는 집이 보였고 방문 창호지에 난 구멍을 통해 안을 들여다봤는데 여자가 자고 있어 들어가게 됐다”고 진술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양(당시 13세)이 집에서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의 범인으로 검거된 윤모씨(52)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이춘재는 이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했고 윤씨는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앞서 경찰은 총 14건의 살인사건 중 그의 DNA가 나온 5건에 대해서만 입건했지만, 자백의 구체성 등 여러 정황으로 미뤄 DNA가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9건에 대한 혐의도 인정된다고 보고 추가 입건했다. 경찰은 이달 안으로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고 범행 경위를 포함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춘재가 일부 사건의 구체적인 동기에 대해 침묵하거나 회피하고 있어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수사 마무리를 확정지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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