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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가 말한다…정부 대책 소용없었다고

2020.05.01 06:00

국가화재정보 12년 분석…샌드위치 패널 화재 매년 3000건 이상

2008년 1월14일 소방관들이 검은 연기가 자욱한 경기 이천시 호법면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2017년 12월22일 충북 제천 화재현장에서 소방, 한국 전기안전공사, 국과수, 경찰등이 현장 감식 할동을 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화재 현장에서 경찰,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오른쪽 사진)/정지윤·이준헌·권도현 기자

2008년 1월14일 소방관들이 검은 연기가 자욱한 경기 이천시 호법면 냉동창고 화재 현장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2017년 12월22일 충북 제천 화재현장에서 소방, 한국 전기안전공사, 국과수, 경찰등이 현장 감식 할동을 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기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화재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화재 현장에서 경찰,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오른쪽 사진)/정지윤·이준헌·권도현 기자

‘샌드위치 패널’(얇은 철판 사이에 넣는 건설자재)은 대형 화재사고의 ‘화약고’.

경기 이천시의 코리아2000 냉동창고 참사가 발생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건물 단열재인 샌드위치 패널로 인해 한 해 평균 2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동안 샌드위치 패널을 이용한 건물의 화재사고는 매년 3000건씩 발생했다.

이번 이천 물류창고 참사도 샌드위치 패널로 된 건물 외벽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대형 화재참사 발생 이후 정부가 내놓은 샌드위치 패널 규제대책이 무용지물이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경향신문이 30일 소방청 국가화재정보 통계를 분석한 결과, 샌드위치 패널 구조 건물 화재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000건 이상 발생했다. 3000건 미만으로 떨어진 해는 없었다. 사망자는 평균 약 20명이었다. 사망자·부상자를 포함한 인명피해는 지난해 231명 등 매년 늘었다.

샌드위치 패널로 인해 불에 타버린 재산은 한 해 평균 1446억7580만원으로 조사됐다.

샌드위치 패널은 저렴하고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단열재로 자주 사용되지만 화재에 취약해 대형 화재참사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소방당국은 샌드위치 패널 화재는 진화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 1999년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23명 사망)를 비롯해 2008년 1월(40명 사망)과 12월(8명 사망) 이천 냉동창고 화재,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29명 사망),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45명 사망) 사고 등에서 샌드위치 패널이 화재를 키운 참사 요인으로 지목됐다.

[단독]통계가 말한다…정부 대책 소용없었다고

특히 샌드위치 패널 안에 유리섬유보다 값싼 우레탄폼을 채우는 경우가 많아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 우레탄폼은 한번 불이 붙으면 연소가 빠르고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한다. 12년간 통계를 보면 우레탄폼으로 인한 화재도 한 해 평균 100건 정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물류창고 화재사고도 증가 추세를 보여 원인 규명과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2008년 605건이 발생했지만 2017년 1081건으로 증가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할 경우 난연재료 및 구조안전 확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2015년엔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창고 건물은 바닥면적이 600㎡ 이상이면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지난해 7월에는 샌드위치 패널 화재 시험을 하며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하지만 건축 현장에서는 창고건물 면적을 600㎡ 미만으로 쪼개서 사용 허가를 받는 등 샌드위치 패널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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