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불방’ 배후규명 목소리

2010.08.19 22:09
강진구 기자

김재철 사장 “제작 불간섭” 1주일 만에 돌변… 외압 의혹 증폭

MBC PD들 “내주에도 불방 땐 전면 제작거부”

4대강 사업의 의혹을 파헤친 MBC 「PD수첩」 불방사태 이후 시민사회단체와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정치적 배후’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재철 사장이 일주일 전만 해도 노조와의 대화에서 ‘프로그램 불간섭’을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웠던 것으로 드러나 정치적 외압 의혹을 키우고 있다. 시사교양국 PD들은 다음주 화요일 「PD수첩」이 정상적으로 방영되지 않을 경우 전면적인 제작 거부에 돌입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19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근행 본부장)는 특보를 통해 “김 사장이 지난 12일 첫 노사협의회에서 ‘그래도 내가 프로그램에 간섭한 적 없지 않으냐’며 큰소리를 쳤는데 불과 일주일도 안돼 말을 바꿨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6일 「PD수첩」‘4대강, 수심 6m의 비밀’ 불방에는 김 사장의 독자적 판단보다 4대강 사업의 ‘불편한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한 청와대 등 권력기관의 외압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주최로 열린 긴급토론회에서도 “청와대의 압력과 연임을 노린 김 사장의 개인적 욕구가 맞아떨어진 희대의 참극”(민언련 김유진 사무처장), “시간이 지나면 ‘큰집(청와대)’의 작품인지, 김 사장의 과잉충성이 불러온 참사인지 드러날 것”(안준식 MBC PD)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하지만 김 사장 측은 사내 사전절차와 법원의 판단까지 거친 프로그램의 방영을 보류한 결정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있는 프로그램을 미리 보고 방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이사진의 고유권한’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MBC 방송문화진흥회 한상혁 이사는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영진이 프로그램 내용에 사전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방송법상 편성의 독립 원칙을 어긴 것”이라며 23일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시사교양국 PD들은 지난 18일 긴급총회를 열고 “김 사장이 본부장, 국장의 보고단계를 뛰어넘어 제작진을 호출해서 전례가 없는 ‘사전 시사’를 강행하겠다고 한 것은 단체협상을 위반해 가면서까지 방송을 탄압하겠다는 저의”라며 “다음주(24일) 방송도 보류할 경우 즉각 전면적인 제작 거부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MBC노조도 19일부터 연 이틀 김 사장의 출근시간에 맞춰 전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불방 규탄대회를 여는 한편 「PD수첩」이 방영될 때까지 사장실 앞에서 무기한 연좌농성에 돌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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