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이상일 “길환영의 KBS, 사망선고 받은 것”

2014.05.26 21:34

국회 미방위, 최성준 방통위원장에 현안질의

“청와대 ‘보도 개입설’ 진실 규명”… 여당서도 고강도 비판

최 위원장 “조사권한 없다” 반복 답변…야당 의원들 질타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은 26일 “현 (길환영) 사장 체제의 KBS는 사망선고를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세월호 보도 청와대 개입설’ 폭로 이후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KBS 사태에 대해 여당에서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 출석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에게 “(길 사장은) 직원과 기자들에게 이미 불신임을 받았다. 현 체제로는 공영방송을 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언론인 출신인 이 의원은 지난 18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 박근혜 국민행복캠프 대변인, 이후 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다.

이 의원은 “청와대 개입설도 적극 파악해 진실을 가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눈치 보지 말고 소신 있게 하다가 안되면 그만둘 생각으로 하라”고 최 위원장을 질책했다. 최근 새누리당이 단독상정한 ‘KBS 수신료 인상안’에 대해선 “(조건부 찬성을 했었지만) 이런 상황에서라면 수신료 인상도 어렵다”고 했다.

<b>회의장 안, 곤혹스러운 방통위원장</b>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굳은 표정으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연합뉴스

회의장 안, 곤혹스러운 방통위원장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2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굳은 표정으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연합뉴스

<b>회의장 밖, 여야 간사 실랑이</b>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오른쪽)과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이 26일 회의장 밖 복도에서 KBS 사장과 보도책임자 출석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회의장 밖, 여야 간사 실랑이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오른쪽)과 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의원이 26일 회의장 밖 복도에서 KBS 사장과 보도책임자 출석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최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보도 개입설’에 대해 “조사권한이 없다”는 답변을 반복해 야당 의원들에게 집중 질타를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성엽 의원은 “하루 종일 ‘권한이 없다’고 우물우물 회피하는데 이런 자세가 제2, 제3의 세월호 사건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유승희 의원은 “길 사장의 보도통제와 청와대 개입은 모두 방송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지적이 이어지자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TV 방송의 ‘전원 구조’ 오보에 대해선 “(대통령·청와대·정부의) 올바른 판단에 장애가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정명령에 대해선 입장을 유보했다. 그는 “(시정명령을) 검토 중이나 요건에 해당하지 않은 것으로 잠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다만 “(방송 재허가 심사에서) 재난방송 배점을 올리고 재난방송으로 심의위원회 제재 시 감점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안질의는 여당 의원 대부분이 빠진 ‘반쪽 회의’가 됐다. 질의를 한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인 한선교 위원장을 제외하고 여당 2명, 야당 8명이었다. 한 위원장은 여당 출석률이 저조하자 국회방송에 회의 생중계를 하지 말도록 지시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야당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유승희 의원은 “심각한 알권리 침해이자 국회 윤리위 고발감”이라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국회방송 중계가) 의무가 아니면 안 하는 것을 고려해보자고 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사과했다. 회의는 오후 3시40분부터 생중계됐다.

이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KBS 사장 등 재난보도 책임자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 반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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