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측, 길환영 사퇴 요구 부장 6명 ‘보복 인사’

2014.06.02 23:24
이범준 기자

지방 평기자로 발령… 보도본부장은 사표

KBS 사측이 길환영 사장 사퇴를 요구한 부장급 간부를 무더기로 평직원으로 발령냈다.

KBS는 2일 조재익 사회1부장, 장한식 사회2부장 등 보직사퇴를 결의한 보도본부 소속 부장급 간부 18명중 6명을 춘천방송총국과 창원방송총국 등의 평기자로 인사했다. 편성본부 콘텐츠개발실장과 제작기술센터 중계기술국 총감독 등 경영·기술직 간부 6명도 해당 부서 평직원과 관악산 송신소로 발령했다.

노조와 당사자들은 “보복성 인사”라고 반발하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임창건 전 보도본부장 후임으로 임명된 이세강 보도본부장은 인사 소식을 듣고 사표를 제출했다. 국장급인 김종진 디지털뉴스국장과 김진수 국제주간도 보직을 사퇴하며, 길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KBS 노동조합(1노조)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2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길 사장은 이날 노조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내겠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길 사장은 KBS 특별조회에서 “수차례 해명과 호소에도 사실검증 없이 여론을 호도하고 KBS를 흠집 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청와대 외압의혹이 풀리지 않는다면 국정조사를 통해서 명백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길 사장은 “이틀 후에 지방선거가, 열흘 뒤에 월드컵이 시작하는데 정치적 외압 시비로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사태에 대해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길 사장의 사퇴 거부로 6·4 지방선거까지 KBS는 정상화가 어렵게 됐다.

2노조는 “사장이 무리하게 소집한 월례조회에 팀장급 773명 가운데 10%인 80여명만 참석해 리더십의 부재만 드러냈다”고 밝혔다. 1노조도 “국민의 방송 KBS를 정권에 팔아먹은 장본인이 후안무치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 두 노조는 6·4 지방선거 개표방송에도 최소 인력만 참여키로 했다. 이들은 “국민 알권리와 KBS 공적책무 수행을 위해 스튜디오 안에서 이뤄지는 방송에는 참여하지만 현장 취재나 중계차는 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청와대의 ‘보도통제’ 의혹에 따른 양대 노조의 파업과 길 사장의 사퇴 거부로 KBS는 출범 이후 첫 번째로 선거방송에서 파행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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