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길준 일제 ‘작위’ 거부했었다

2003.12.01 18:30

=고려대 박물관 관련 문서 공개=

1910년 한일합방 직후 개화파 유길준이 일본으로부터 남작 작위를 수여받았으나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고려대박물관이 유길준의 증손자 유석재씨로부터 기증받은 유길준 유품 및 도서, 문서자료 5,000여점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이들 문서를 확인, 1일 공개함으로써 밝혀졌다.

이들 문서에 따르면 일제는 ‘훈공 있는 조선인에 대해 표창과 작위를 준다’는 한일합병 조약에 따라 유길준에게 남작 작위를 수여키로 하고 데라우치 마사다케 총독의 이름으로 ‘총독부 관저에 10월7일 오전 7시에 나오라’는 공문(사진 위)을 보낸다. 이때 박영효, 이완용을 비롯한 한말 고급관료 80여명에게 후작, 백작, 자작, 남작 등의 작위가 수여되었다.

그러나 유길준은 수여식에 나가지 않았다. 이후 총독부는 조속히 작위를 받아들일 것을 명하는 문서를 보냈으나 유길준의 작위거부 의사를 꺾지 못했다. 결국 1912년 12월 일본 대신 와타나베(渡邊千秋)는 ‘원하는 대로 (남작 작위를) 반환할 것을 허락한다’는 내용의 문서(사진 아래)를 유길준에게 보냄으로써 작위 수여를 공식 철회한다.

고려대박물관은 유길준의 ‘12월 이달의 문화인물’ 선정을 기념해 2일부터 16일까지 ‘구당 유길준 선생유품전’을 통해 기증품을 공개한다.

〈조운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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