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 아들 “부친 독립유공 인정에 감사”

2005.08.04 17:59

“이제 하늘에 계신 아버님이 편안하게 눈을 감으실 수 있게 됐습니다. 생명을 바쳐 항일운동에 헌신하셨던 공이 뒤늦게나마 인정받아 기쁩니다.”

미국의 여류작가 님 웨일스의 소설 ‘아리랑’의 실제 주인공 김산(본명 장지락·1905~38년)의 유일한 혈육인 고영광(高永光·70)씨는 4일 베이징 자택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 김산이 독립유공자로 정식 결정됐다는 소식에 대한 감회를 털어놓았다. (경향신문 5월23일자 보도 참고)

고씨는 아버지가 억울한 죽음을 당한 뒤 중국인 어머니 자오야핑(趙亞平·89년 사망)이 고씨 성을 가진 중국인에게 개가하면서 지금의 성을 갖게 됐다. 중국 공산당의 명예회복을 이룬 83년 한족에서 조선족으로 신분을 되찾았다.

고씨는 “중국 공산당이 명예회복과 복권조치를 내린 데 이어 이제 고국인 한국땅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며 한국 정부의 결단에 고마워했다. 90년대부터 부친의 한국내 재평가를 위해 뛰어다닌 지 십수년 만에 꿈을 이룬 것이다.

태어난 지 1년여 만에 부친을 여읜 그는 단 한번도 아버지를 보지 못하고 중국인 어머니와 살아 한국말은 못하지만 아버지의 항일 및 독립 투쟁에 긍지를 느끼면서 아버지의 명예회복에 나선 것이다.

그는 중국 상무부 부국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 베이징 충원(崇文)구의 중산층 아파트에서 국가우주항공국 공무원 출신인 한족 부인 왕위룽(王玉榮·62)씨와 노후를 보내고 있다.

명문 하얼빈 공업대학을 나와 직장생활을 하는 맏아들(34)과 베이징대 경제과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둘째아들(32)도 “할아버지의 투쟁이 조국인 한국에서 인정받은 것에 대해 무한한 영광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김산은 중국 공산당원으로서 항일투쟁에 한창이던 38년 당시 옌안(延安)에서 일본 스파이로 몰려 처형당했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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