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과학계선 ‘이해’ 종교계는 ‘반대’

2006.12.31 16:34

과학과 종교는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볼까.

해외 과학계에서 동성애를 정신병 혹은 치유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은 거의 사라졌다. 1973년 미국정신과의사협회는 모든 정신적, 감정적 장애들을 수록한 공식 매뉴얼에서 동성애를 제외했고, 75년 미국 심리학회연합도 이를 지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아울러 90년엔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바꾸려는 전환치료가 오히려 해가 된다는 공식입장도 내놓았다.

독일 출신 의학·생화학 박사인 레온 카플란은 저서 ‘모나리자 신드롬’을 통해 동성애의 선천적 요인을 밝혔다. 성중추들이 형성되는 임신 13∼15째주 태아에게 분비되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농도에 따라 성애의 성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동성애를 바로잡거나 바꿀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잘못된 것이다. 동성애의 특성을 이해하고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면 동성애자의 건전한 사회적 삶을 용인하는 태도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종교계는 여전히 완고한 시선을 보낸다. 국내는 물론 해외의 보수적 개신교, 가톨릭 교단에서는 동성애가 신의 섭리에 어긋난다고 보고 격렬히 비판한다.

그러나 일부 진보적 교단에서는 동성애를 인정하기도 한다. 미국 웨스트조지아주립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다니엘 헬미니악이 쓴 ‘성서가 말하는 동성애’는 성서가 동성애에 대한 어떠한 판단도 내리지 않고 있다고 결론내린다. 성서의 역사적 배경 해석, 고고학적 고찰을 거치지 않은 ‘문자주의 해석’이 동성애에 대한 박해를 낳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동성애자도 이성애자와 마찬가지로 성서의 도덕적 가르침을 충실히 지킨다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3시대 그리스도교 연구소 실장인 김진호 목사는 “성서는 동성애자 등 소수자에 대한 태도를 일일이 지적하지 않는다”며 “박해받는 자를 도와줬던 예수님의 삶의 방식을 떠올린다면, 소수자에 대해 취해야 할 기독교인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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