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인질 석방]2일 아침 귀국…병원 직행

2007.09.01 02:33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 19명이 31일 마침내 ‘악몽의 땅’을 벗어났다. 지난 7월19일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지 43일 만이었다. 이들은 31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유엔에서 제공한 특별기편으로 아프간 수도 카불을 떠나 1일 0시45분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도착, 호텔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들은 두바이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2일 오전 6시45분쯤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현재 이들의 건강은 대체로 양호한 편으로 비행기를 이용해 여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비행기 좌석이 19명 모두를 태우기에 여의치 않을 경우 일부는 아랍에미리트항공을 이용해 인천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0일 풀려난 한국인 피랍자들이 먼저 풀려난 사람들과 아프간 카불의 한 호텔에서 재회, 울음을 터뜨리며 포옹하고 있다. /카불협상단 제공

지난 30일 풀려난 한국인 피랍자들이 먼저 풀려난 사람들과 아프간 카불의 한 호텔에서 재회, 울음을 터뜨리며 포옹하고 있다. /카불협상단 제공

이들은 귀국 즉시 경기 안양시 샘안양병원으로 직행해 입원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먼저 석방돼 국군수도병원에 입원중인 김경자·김지나씨도 같은 병원으로 합류하게 된다. 이들은 이 병원 1개층을 빌려 2~3주일간 외부와 접촉을 끊고 치료와 안정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탈레반에 의해 마지막으로 풀려난 제창희씨 등 7명은 31일 새벽 1시쯤 아프칸 카불 시내 세레나 호텔에서 먼저 풀려난 12명과 ‘눈물의 재회’를 했다.

서로 부둥켜 안고 피말리는 억류생활에서 풀려난 안도와 기쁨을 나누던 이들은 대사관 직원으로부터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가 피살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일부 여성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을 해 눈물바다를 이뤘다.

유경식씨와 서명화씨는 한국인 인질 대표자격으로 세레나 호텔에서 이날 처음 국내 언론과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석방에 안도하면서도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두 사람은 오랜 억류생활 탓인지 수척한 얼굴이었고, 때때로 불안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 큰 물의를 일으켰다는 생각에 잠을 못 이뤘다”며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유씨는 수차례 사죄의 뜻을 밝혔고, 서씨도 “가족뿐 아니라 온 국민이 염려해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두바이·카불|임지선기자·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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