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고위간부가 조합원 성희롱 파문

2010.06.01 19:45

민주노총 금속노조 고위 남성 간부가 술자리에서 여성 간부에게 과도한 성희롱 발언을 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올해 초 한 간부가 술자리에서 여성 조합원에게 심한 욕설과 학력차별 발언을 했다가 여성들의 반발로 해당 간부가 지난 4월 공개 사과했고, 2008년 12월엔 민주노총 전 간부의 전교조 여교사 성폭행 미수 사건이 발생해 노동계가 여론의 도마위에 오른 바 있다.

1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여성 간부 조합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 사무처장의 사퇴를 보고받고 3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의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김 사무처장이 이번 성희롱 의혹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함에 따라 금속노조는 물론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까지 다시 한번 도덕성에 상처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성희롱 사건은 5월26일 대전본부에서 열린 금속노조 사무국장단 회의 후 이어진 저녁 술자리에서 비롯됐다.

저녁식사 후 노래방까지 이어진 자리에서 김 사무처장은 한 여성 간부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고, 피해자가 금속노조에 강력히 항의하면서 김 사무처장의 징계를 요구해 파문이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저녁자리에 참석했던 조합원들도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측 입장에 동조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무처장은 금속노조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하려고 지난달 30일 열린 회의에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다음날 개최된 긴급 임원회의에서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속노조가 이날 중집회의를 통해 피해자 측 요청대로 김 사무처장의 사퇴는 물론 러닝메이트로 당선된 박유기 현 금속노조 위원장의 공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파문이 쉽사리 진정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파문으로 민주노총 내 계파 가운데 대표적 강성세력으로 평가받는 중앙파 계열인 금속노조 집행부는 향후 노조 전임자의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를 비롯한 임단협 투쟁과정에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이 있다.

강지현 금속노조 선전홍보실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경위를 확인해 줄 수 없다. 3일께 가해자와 금속노조 위원장이 피해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김 사무처장이 민주노총 전 간부의 성폭행 미수 사건 당시 진상조사위원장으로 활동한 경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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