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재난 담당 연락처’ 관리 모르쇠…피해 주민들 분노

2011.08.01 11:23
디지털뉴스팀

서울 서초구가 이번 우면산 산사태 발생 당일 산림청이 보낸 ‘산사태주의보’ 문자메시지(SMS)를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산림청에 따르면 우면산 산사태가 터진 서초구 측에 사고 발생 15시간 전인 26일 오후 5시 산사태 주의보 발령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서초구 담당 직원들에게 일제히 보냈지만 아무도 산림청 메시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림청 치산복원과 조화택 사무관은 “산사태 예보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는 이후에도 폭우가 계속 내리면서 (서초구청으로)몇 차례 더 발송됐다”며 “발송내역은 발송일 이후 익일까지만 저장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초구 한 관계자는 “당일 문자메시지를 (산린청으로부터)받은 게 없다”면서 “서초구의 해당부서 담당자는 물론이고 과장과 팀장 등 누구도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반면 산림청 관계자는 “기상청이 보낸 기상자료를 산림청의 산사태위험지관리시스템이 분석해 산사태 예보가 미리 연락처로 저장된 시·군·구의 담당공무원 3~5명에게 자동으로 (문자메시지를)보내지고 있다”며 “문자메시지가 누락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산림청은 서초구가 문자메시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산사태위험지관리시스템에 저장된 서초구 담당 공무원 연락처가 착오로 인해 전송 안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경보관리 시스템통합(SI)개발 전문업체의 한 담당자는 “정밀한 예보관측시스템을 구축해도 상황이 전파될 담당 채널 연락처 관리가 소홀하면 대응 민첩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우면산 산사태 주위예보가 주민들에게 알려졌다면 최소한의 인명피해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림청은 지난 5월부터 우면산 산사태가 나기 전 주에도 서초구에 산사태위험지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직원 연락처 업데이트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 한 관계자는 “5월 서울시 관계자에게 산사태위험지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담당 공무원 연락처를 업데이트해 줄 것을 교육했고 이어 6월15일에도 모의훈련까지 했지만 서초구청은 이 훈련에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7월 12일 서초구청에 ‘담당자를 업데이트해 줄 것’을 공문으로 요청했지만 아무런 대응이 없었다”고 밝혔다.

인명피해까지 나온 이번 우면산 산사태 피해지역 주민들은 현재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주민들은 특히 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예보된 산사태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서울시와 서초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를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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