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 국방부, 우면산 산사태 책임 공방

2011.08.01 23:09

시 “산정상 군부대 인근이 사고 진원지”

군 “난개발 책임 왜 우리에게 떠넘기나”

서울시·서초구·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우면산 산사태 합동조사단은 1일 “군부대 방향으로 연결된 산사태 흔적 3곳 중 래미안 방배아트힐 아파트 방향의 흔적이 군부대 경계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중간조사 결과에 대해 “정상부에 있는 군부대가 산사태의 직접 원인이라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우면산 산사태 조사단장인 정형식 전 한양대 교수는 “지난달 27일 조사단 구성 후 이튿날부터 현장조사를 시작했다”면서 “31일 오전 헬기로 공중에서 관찰하고 오후에 부대 내 조사를 실시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당시 7곳을 집중적으로 답사했으며 군부대 내부조사의 필요성이 제기돼 군부대의 협조를 얻어 오후 4시15분부터 90분 동안 부대 내부에 대한 조사활동을 벌였다.

정 단장은 “산사태 흔적이 부대 인근에까지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로선 군부대 시설이 붕괴된 것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산사태 유발 지점이 위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도 없다. 밑에서 무너지면 위가 쏟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지역의 방대함 그리고 복잡함에 비추어 발표 일정은 당초 예정했던 6일보다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조사단은 “군부대에서는 경사면에 마대를 쌓고 비닐을 덮는 등 시설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며 “군 시설이 산사태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해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필요할 경우 국방부 관계자도 추가 조사에 참여해 합동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서울시 조사단의 발표 내용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 입장을 밝혔다. 김인호 군사시설기획관은 이날 “산사태가 발생한 6곳 중 군부대와 인접한 지역은 방배동 삼성 래미안 아파트 부근 한 곳에 불과하다”며 “이곳의 산사태 역시 군부대 외곽도로에서 4~3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대 내 시설이나 배수로 등에 망가진 흔적이 없고 부대 외곽에 쌓아놓은 둑이 넘어지거나 물이 흘러넘친 흔적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공군 관계자는 “서울시가 난개발을 해놓고 원래부터 있던 군부대에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고 반박했다. 현지 부대원은 산사태 당시 부대에서 아래쪽으로 150~200m 떨어진 지점의 경사면에서 물이 분출되면서 상단부의 흙이 상당수 떨어져 나갔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기획관은 “현장조사로 군부대가 산사태의 원인이라는 의혹의 상당 부분이 해소됐다고 본다”며 “다만 워낙 광범위하게 산사태가 진행됐기 때문에 간접적인 영향은 없는지 서울시와 공동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조사단의 갑작스러운 기자회견에 뒷말도 나오고 있다. 조사단이 사고 원인에 대해 명확한 입장 정리를 하지 않은 채 군부대 연관 가능성을 공개하고 국방부와 설전만 벌였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주민투표 발의뿐 아니라 수해 원인 조사도 충분히 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려다 국방부와의 갈등만 일으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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