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위안부 피해 첫 증언날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첫삽

2011.08.14 21:36 입력 2011.08.14 21:38 수정

“오늘이 바로 20년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사실을 처음으로 공개증언한 날입니다. 하루라도 (건립을) 빨리 시작해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곳에 박물관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14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 자락의 한 2층 벽돌집.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축하의 말을 시작했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학자와 시민활동가 등 100여명은 윤 대표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쳤다. 이 가운데는 위안부 생존자 길원옥·이순덕·김복동·이용수 할머니와 최근 한국을 찾은 재일 한국인 생존자 송신도 할머니도 끼어 있었다.

정대협은 2004년 12월부터 서울 서대문 독립공원 내에 박물관을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김복동 할머니가 정부에서 받은 보조금을 모아 1000만원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시민들이 힘을 합쳐 15억원을 모았다. 그러나 “자학적 역사관을 가르치면 안된다”는 일부 우파단체들의 반대로 6년 넘게 박물관 건립이 지연돼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4일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14일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대협은 결국 계획을 바꿔 올해 성미산 인근의 350㎡ 땅을 사들였다. 건물은 올해 ‘젊은 건축가상’을 받은 전숙희·장영철 부부가 설계하기로 했다. 전숙희씨는 “할머니들의 기억 속 공간을 되살리는 데 설계의 주안점을 뒀다”고 말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박물관이 피맺힌 역사를 알 수 있는 ‘공부방’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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