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앰네스티 “지난해 사형선고 2466건으로 급증···집행은 22% 감소”

2015.04.01 16:33

지난해 전 세계 사형선고 건수가 전년보다 500건이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사형집행 건수는 전년에 비해 22% 감소했다.

국제앰네스티는 1일 발간한 연례사형현황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최소 2466건 이상의 사형이 선고됐다고 밝혔다. 특히 내전과 정치적 혼란이 있었던 이집트와 나이지리아에서 사형선고가 급격히 늘어났다.

국제앰네스티 “지난해 사형선고 2466건으로 급증···집행은 22% 감소”

올해도 중국은 전 세계 사형집행 건수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형을 집행했다고 앰네스티는 전했다. 중국에선 매년 수천여명이 처형되거나 사형선고를 받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수치는 기밀이여서 통계에선 제외됐다.

북한은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대단히 제한적이어서 북한의 사형제도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다만 신뢰할 만한 자료를 인용해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014년 한해 동안 최소 50건의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수치 역시 과소 평가된 것이고, 실제 사형 집행 건수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사형집행 건수는 중국을 제외하고 607건이었다. 2013년 778건보다 20% 넘게 감소한 수치다. 사형을 집행한 국가는 22개국으로, 2013년과 동일했다. 1995년 41개국이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감소했다.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사형이 과거의 유물이 되고 있다는 것은 통계만으로도 알 수 있다”면서 “사형을 여전히 집행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은 진지하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명권을 계속 침해할 지 아니면 극도로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형벌을 포기한 대다수 국가들과 함께할 것인지를 자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형 집행의 이유로는 ‘국가 안보’가 많았다. 중국, 파키스탄, 이란, 이라크에서 모두 ‘테러’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에게 사형을 집행했다. 북한 등에서는 정치적 반대세력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사형을 집행했다. 요르단과 인도네시아에서는 범죄율 감소를 이유로 사형을 집행했다.

사형집행 방법은 참수형, 교수형, 독극물 주사, 총살형 등이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공개처형도 이뤄졌다.

국제앰네스티 “지난해 사형선고 2466건으로 급증···집행은 22% 감소”

사형집행 건수는 줄었지만, 사형선고는 2013년 1925건에서 2014년 최소 2466건으로 28% 이상 늘었다. 이중 상당수는 군부 쿠데타가 있었던 이집트와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과 무력충돌이 있던 나이지리아에서 선고됐다.

또한 강도, 마약 관련 범죄, 경제범죄와 같은 치명적이지 않은 범죄에도 사형이 선고됐으며, ‘간통’, ‘배교’, ‘마술’과 같이 범죄로 간주할 수 없는 행위에 대해서도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 많은 국가들에서 정치적 ‘범죄’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반대세력을 사형에 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폐지국은 98개국, 일반 범죄에 대한 사형폐지국은 7개국, 사실상 사형폐지국은 35개국이었다. 사형 존치국은 58개국으로 2013년과 동일했다.

지난 2월 피지가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을 없애 완전 사형 폐지국가는 99개국으로 늘었다. 김희진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사무처장은 “국내에서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 사형집행 후 17년이 흘러 한국은 사실상 사형폐지 국가가 되었다”면서 “한국도 100번째 사형폐지국이 탄생하는 역사적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19대 국회에서도 사형제도폐지특별법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민국의 사형수는 최소 61명이다.

살릴 셰티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사형이 다른 처벌보다 범죄 억지력이 높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범죄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사형을 집행하는 국가는 스스로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014년은 안보와 치안에 대한 위협을 막겠다는 취지로 사형제도를 악용하는 현상이 극명히 드러난 한 해였다”면서 “사형이 범죄 억지력이 높다는 잘못된 전제에 기반해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며 생명을 하찮게 여기는 국가가 많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앰네스티 “지난해 사형선고 2466건으로 급증···집행은 22% 감소”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