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은 자유·평등·정의의 생일···노예들은 국기 흔들 자격 없어”

2017.03.01 15:46 입력 2017.03.01 16:47 수정

“이 날은 가장 신성한 날이요, 자유와 평등과 정의의 생일이오. 이 날은 한 두 개인이 만든 것이 아니요. 이천만이 만들었고, 소리로만 만든 것이 아니요. 순결한 남녀의 피로 만든 날이오.”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인 도산 안창호가 1920년 제1회 3·1절 기념행사에서 한 말이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1일 페이스북에 안창호의 이 발언을 소개하며 “98년 전 오늘 우리 선조들이 흔든 태극기는 ‘자유와 평등과 정의의 깃발’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며 “태극기의 역사를 부정하고 국정 역사교과서 따위를 지지하는 무리가 태극기를 독점하는 건, 대한민국과 태극기에 대한 모독이다”라고 밝혔다.

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 탄핵 반대 집회에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가 등장했다. 사진공동취재단

98주년 3.1절인 1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주최 탄핵 반대 집회에 대형 태극기와 성조기가 등장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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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은 이어 “노예 의식에 찌든 자들은, 국기를 쥐고 흔들 자격이 없다. 오직 자신이 국가의 주인임을 자각한 사람들만이 국기를 손에 쥐고 흔들 권리가 있다”라며 “삼일운동은 왕조국가의 국기였다가 사망한 태극기를 ‘자유 평등 정의의 깃발’로 부활시켰다. 우리가 사랑하는 나라도 ‘자유 평등 정의의 나라’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3·1절을 독립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미국이 독립전쟁에서 승리한 날도, 신생 미국 정부가 국제적으로 승인받은 날도 아니다. 미국 13개 주 대표들이 모여 독립을 ‘선언’한 날이다”라며 “삼일절도 독립을 ‘선언’한 날이다. 그런데도 미국 것이라면 뭐든지 따라 하려는 한국의 뉴라이트는 기를 쓰고 삼일절에 독립기념일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은 1776년 7월4일 미국 독립 선언이 채택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미국은 독립 선언 이후 약 7년 뒤인 1783년 9월3일 미국은 ‘파리조약’을 거쳐 영국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인정받았다. 3·1절은 1919년 3월1일 민족대표 33인(혹은 49인)이 모여 한일병합조약의 무효와 한국의 독립을 선언한 날이다. 미국의 예를 따르다면 3·1절 역시 독립기념일로 부를 수 있다.

전우용은 “한국 뉴라이트의 의식 안에는 정의, 인도주의, 인류 평등 같은 가치가 아예 없으며, 그들 중 좀 더 솔직한 부류는 이런 단어 자체를 ‘위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들은 정의나 도덕 같은 거추장스러운 가치들을 내팽개치고 오직 사익을 극대화하는 데에만 혈안이 된 인간들을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이라고 본다.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박근혜, 최순실, 이건희 등이 ‘표준적 인간’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들은 친일 부역자를 비호하는 것과 똑같은 논리로 박근혜 일당을 비호한다”라며 “그들은 과거 역사에서도 현재 상황에서도, ‘정의와 인도주의와 인류 평등을 위해 피 흘리는’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적대시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1919년의 대한민국 임시헌장은 물론, 제헌헌법과 현행헌법에 이르기까지 헌법이 담은 선언적 정신은 ‘1919년 3월 1일의 독립선언으로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는 것이다”라며 “헌법정신에 따라 (3·1절을) ‘독립운동 기념일’이 아니라 ‘독립기념일’로 즐기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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