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생협 식당·카페 노동자 13일만에 파업 마무리… “사측과 잠정 합의안 도출”

2019.10.01 14:17 입력 2019.10.01 14:26 수정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이 1일 학교 행정관 앞에서 파업을 마무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탁지영 기자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이 1일 학교 행정관 앞에서 파업을 마무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탁지영 기자

지난달 19일부터 파업을 이어간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이 파업을 마무리했다. 파업을 시작한 지 13일만이다. 노동자들과 생협은 기본급 인상, 노동환경 개선 등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생협 노동자들과 서울대 학생들은 1일 이 학교 행정관 앞에서 파업 종료를 선언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창수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부지부장은 “파업 12일차인 30일 생협과 대학노조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며 “사측이 기본급을 3% 인상하고 최저임금보다 낮았던 1호봉 기본급을 2019년 최저임금보다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했다. 전 매장에 브레이크 타임을 도입하고 휴게시설과 샤워시설을 개선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2시에 조합원 총회를 진행해 최종 합의 여부를 결정한다. 2일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이 1일 행정관 앞에서 파업을 마무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탁지영 기자

서울대학교 생활협동조합 노동자들이 1일 행정관 앞에서 파업을 마무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탁지영 기자

노동자들은 파업을 종료하면서 학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학생회관 식당에서 일하는 박승미씨는 “처음에는 파업하면서 잘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아줌마들이 나와서 하는 게 쉽진 않은 일이다”라며 “학교 식당에서 일하는 ‘엄마’, ‘아빠’를 응원해주는 학생들이 많아서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동원관 식당에서 일하는 추소영씨도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들이 지지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생협 파업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쪽지가 파업 농성 천막에 걸려있다. 탁지영 기자

생협 파업을 지지하는 학생들의 쪽지가 파업 농성 천막에 걸려있다. 탁지영 기자

이날 학생들과 청소경비, 기계전기 노동자들도 집회에 참석해 연대했다. 앞서 지난달 24일 서울대 청소경비·기계전기·생협 소속 식당·카페 노동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연대 집회를 열었다. 김형수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근로조건, 작업환경 개선, 산재 사망 없이 일할 수 있는 일터라는 기본을 만드는 투쟁이었다”고 했다.

서울대 학생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소속 이시헌씨는 “0.75평 공간에 8명이 근무복을 입고 쉬는 모습을 봤을 때, 샤워실이 부족해서 간이 커튼을 달아 겨우 씻어야 한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며 “많은 학생들도 같은 심정이라 다같이 파업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시현 비정규직 고용개선을 위한 학생모임 ‘빗소리’ 대표도 “서울대에서 노동자는 인간으로 인식되지 않고 청소, 통신 등 기능으로만 남아있다”며 “이번 파업은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연대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임금 인상과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을 시작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시설환경·기계전기분회는 학교와 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간다. 임민형 서울일반노조 기계전기분회장도 단식을 이어간다.

생협이 파업을 마무리해도 기계전기, 시설경비 노동자들은 농성을 이어간다. 임민형 서울일반노조 기계전기분회장은 1일로 단식 8일차에 접어들었다.

생협이 파업을 마무리해도 기계전기, 시설경비 노동자들은 농성을 이어간다. 임민형 서울일반노조 기계전기분회장은 1일로 단식 8일차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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