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송년’ 2020…‘이겨내겠소’ 2021

2021.01.01 06:00 입력 2021.01.01 06:03 수정

‘조용한 새해맞이’ 풍경

2020년 마지막 날인 지난 31일 해맞이 명소인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입구에서 강릉시청 관계자들이 출입통제를 하고 있다(위 사진). 1953년 이후 처음으로 타종행사가 취소된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아쉬운 모습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가운데). 2021년 소의 해를 맞아 이날 서울도서관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결려 있다. 이준헌·권호욱·강윤중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2020년 마지막 날인 지난 31일 해맞이 명소인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 입구에서 강릉시청 관계자들이 출입통제를 하고 있다(위 사진). 1953년 이후 처음으로 타종행사가 취소된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시민들이 아쉬운 모습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가운데). 2021년 소의 해를 맞아 이날 서울도서관 외벽에 대형 현수막이 결려 있다. 이준헌·권호욱·강윤중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동해안 열차 예약 74% 감소
보신각 타종 67년 만에 취소
카운트다운도 온라인으로
시민들 자발적 만남 자제
“새해엔 마음껏 다니길 소망”

서울에 사는 서모씨(30)는 2021년 새해를 집에서 맞았다. 2019년 12월31일에는 친구 6명과 함께 서해 선재도로 당일치기 ‘일몰 여행’을 다녀왔지만 올해는 조촐하게 친구와 단둘이 카운트다운을 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여럿이 모이는 것을 좋아하고 해가 바뀌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여행) 계획을 세울 생각조차 못했네요. 그래도 1월1일에는 애인과 떡국을 먹을 예정입니다.”

2020년의 마지막 날이 조용하게 저물었다. 시민들은 지난 31일 일출 여행이나 타종 행사 등 없이 차분하게 한 해를 마감했다.

직장인 오세린씨(27)도 2020년 마지막 날을 집에서 가족과 함께 TV 방송 연말 시상식을 보며 보냈다. 그는 “연말 회식이나 송년 모임이 모두 취소돼 최근에는 거의 매일 집에서 가족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보내고 있다”며 “부모님도 새해 아침이면 일출 명소 중 하나인 서울 올림픽공원 망월봉에 가서 일출을 보시곤 했지만 올해는 행사가 취소돼 집에서 보게 됐다”고 말했다.

송년회, 크리스마스를 비대면으로 보낸 시민들은 새해 또한 온라인 세상에서 맞이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등 온라인 게임 속 ‘해돋이 명소’를 공유했다. 화상회의 플랫폼을 활용해 친구들과 ‘랜선 카운트다운 파티’를 한다는 글도 이어졌다.

매년 마지막 날이면 전국 곳곳에서 열렸던 행사도 자취를 감췄다. 서울시는 매년 12월31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진행한 보신각 제야의종 타종 행사를 온라인 행사로 대체했다. 사전에 촬영한 보신각 종 영상과 함께 배우 김영철씨 등이 전하는 응원 메시지가 상영됐다. 보신각 타종 행사가 열리지 않은 것은 행사가 처음 개최된 1953년 이후 67년 만이다.

매년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를 여는 서울 롯데월드타워는 이날 오후 11시40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미디어아트 행사를 선보였다. 수도권 버스·지하철 1시간 연장 운행도 이번에는 이뤄지지 않았다.

일출 명소로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강원 동해안도 전례 없이 조용한 새해를 맞게 됐다. 강릉과 속초, 동해, 양양 등 6개 시·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떡국 나눠주기 등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강릉시는 경포·정동진·대관령 등 해맞이 명소 3곳에서 일출 전경을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로 했다.

일출 행사가 취소되면서 동해안으로 향하는 관광객도 대폭 줄었다. 지난 31일 오후 서울 강남고속터미널과 서울역 등은 예년과 달리 한산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운행 편수는 줄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 12월31일 강릉역에서 하차한 인원이 약 58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2020년 12월31일은 1500명 수준으로 약 74% 감소했다”고 밝혔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관계자는 “강릉행 버스의 경우 오후 6시20분과 7시40분 출발인 버스 2대를 제외하고는 매진이 없다. 예년 같았으면 전 시간 매진이었을 것”이라며 “고속버스 등 교통시설에 대한 정부의 50% 이내 예약 제한은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좌석 자체가 예년보다 적은 것은 아니다. 시민들 스스로 여행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30대 직장인 손모씨는 “새해엔 어디든 마음껏 다닐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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