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8일 40년 전도, 지금도 문제인 노인 돌봄

2021.05.08 00:00 입력 2021.05.08 00:02 수정

196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 김상민 기자

■1981년 5월8일 40년 전에도, 지금도 문제인 노인 돌봄

5월을 두고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이 말이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족 없이 혼자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입니다.

독거노인은 ‘65세 이상 1인가구’를 뜻하는데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12만5432명으로 인구의 15.7%에 달합니다. 이 중 19.6%인 158만9371명이 독거노인입니다. 아직 한국에선 ‘돌봄’을 국가가 아닌 가족이 도맡는 분위기가 우세한 만큼, 전체 인구의 3% 정도 되는 이들이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40년 전에도 노인 돌봄은 사회 문제였습니다. 1981년 5월8일 경향신문은 독거노인(무의탁노인)들이 겪는 서러움을 지면에 담아냈습니다. 이들을 위한 주거·여가 복지시설이나 각종 사회복지혜택이 부족했습니다. 당시 독거노인은 8만9118명에 달했는데, 전국에 양로원은 48개소밖에 없고 수용 가능 인원도 3136명에 불과했습니다. 독거노인의 95% 이상이 시설수용의 혜택을 받지 못했던 것입니다.

대신 정부는 보호대책으로 1인당 하루 쌀 2홉, 보리 1홉의 주식과 부식비 및 연료비조로 가구당 월 2500원씩을 지급했습니다. 기사는 “독거노인들을 보호하기에는 크게 미흡하다”고 꼬집었습니다. 1홉은 약 180㎖입니다. 일회용 종이컵 크기 정도입니다. 당시 2500원을 2020년 기준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9827원입니다. 40년 전 독거노인들은 정부로부터 쌀 두 컵·보리 한 컵을 받아 하루 세 끼니를 채우고 매달 9800원으로 생계를 이어나간 것이죠.

1981년 5월8일자 경향신문

1981년 5월8일자 경향신문

그 해 6월5일 노인 복지에 관한 단일법인 ‘노인복지법’이 처음으로 제정됐습니다. 노인복지법은 노인의 ‘건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노인의 보건 및 복지증진의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노인복지법이 제정된 지 40년이 흐른 지금, 노인 돌봄은 얼마나 개선됐을까요?

과거 기사에서 지적됐던 노인주거복지시설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현재는 양로시설 말고도 가정과 같은 주거여건을 제공해주는 ‘노인공동생활가정’이나 주거시설을 임대해주는 ‘노인복지주택’ 등 다양한 시설들이 존재합니다. 보건복지부의 ‘2020 노인복지시설 현황’ 자료를 보면 2019년 양로시설은 232개, 노인공동생활가정은 115개, 노인복지주택은 35개 운영됐습니다. 입소정원을 합하면 2만1674명입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노인주거복지시설의 절대적인 수치만 봐서는 돌봄 문제가 개선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주거복지시설 외에도 돌봄 기능을 수행하는 노인의료복지시설이나 재가노인복지시설 등이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노인요양시설’과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으로 구성된 노인의료복지시설은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시행되면서 그 수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2008년 1832개소에서 2019년 5543개소로 3711개소나 늘었습니다. 방문요양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재가노인복지시설도 2008년 2298개소에서 2019년 4494개소로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노인 돌봄, 그 중에서도 공적 영역에서의 돌봄 책임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의 ‘뉴 노멀’(새로운 기준)이 되면서 가족이나 기업 등이 수행하던 사적 돌봄이 멈췄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는 공적 돌봄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들이 전부 계류됐습니다. 초고령 사회는 어느새 당연한 미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전체 노인 인구 중 독거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점차 늘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노인의 ‘건전하고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고민이 시급해 보입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