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부제 없앤 서울, 평일 낮 차만 늘었다

2022.11.22 21:30

해제 실효성 벌써 논란

심야 승차난 해소 노렸지만
정작 심야 운행 증가는 미미

운전자 고령화·취객 기피 등
근본적 문제 해결 우선 지적

요일을 나눠 운행을 번갈아 쉬는 개인택시 부제가 도입 45년 만에 전국 114개 지자체에서 해제됐다. 심야 승차난 해결을 위한 대책이다. 하지만 앞서 부제를 없앤 서울의 경우 공급 확대로 이어지지 않아 실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22일 ‘택시제도 운영기준에 관한 업무처리 요령’ 일부 개정 훈령안을 공포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택시 승차난이 발생하는 지역은 개인택시 부제가 해제된다. 서울·부산·울산·제주 등 이미 지자체가 부제를 한시적 혹은 완전히 해제한 지역뿐만 아니라 대구·광주·대전 등 부제를 유지했던 곳에서도 사라진다. 전국 161개 지자체 중 승차난 지역에 해당하지 않는 47곳은 부제가 유지되나 자체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

택시기사의 과로 방지 등 안전 수송을 위해 시작된 개인택시 부제는 방역을 위한 거리 두기가 해제된 지난 4월 택시난 해결을 위해 서울에서 심야 시간대에 사라졌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해 하루 평균 1208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의 30% 수준까지 떨어진 심야 택시는 하루 2만대까지 회복됐으나 2019년과 비교하면 80% 수준이다. 이에 서울시가 지난 10일부터 부제를 전면 해제하면서 모든 시간대에, 모든 개인택시가 운행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10일부터 일주일간 평일 개인택시는 전과 비교하면 하루 평균 4110대 정도 늘었다. 하지만 오후 10시부터 오전 3시까지 심야 시간대 공급 증가는 하루 평균 416대에 그친다. 심야보다 낮 시간대 운행이 더 늘었다는 의미다. 주말 개인택시 운행은 전보다 20% 넘게 줄어든 날도 있어 일주일 전체 평균으로 보면 하루 평균 35대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 하루 7000대(개인택시 5000대)를 추가 운행시키려 내놓은 부제 해제 정책이 심야 공급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주간에 운행하는 택시만 늘어나 가뜩이나 어려운 택시 시장의 과당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인택시의 심야 운행률이 떨어진 것은 운전자 고령화와 취객 상대 기피 등이 근본적인 원인이어서 이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65세 이상 개인택시 면허 소지자의 비율은 2019년 12월 41.8%에서 2022년 7월 52.8%로 절반을 넘었다.

특히 이번 훈령안 시행에 따라 지금까지 지자체장에게 있던 택시 부제 해제 권한이 국토부로 환수돼 향후 승차난이 심각한 지역은 각자의 사정에 따른 부제 부활도 유연하지 않다. 서울시는 당초 연말까지 부제 전면 해제를 시험 도입한 뒤 효과를 검증해 연장을 재검토할 입장이었으나 국토부 방침에 따라 기한 없이 부제가 해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급을 지켜봐야겠지만 앞서 부제 해제 효과는 크지 않았다”며 “심야 운행 택시 대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택시 리스제, 법인택시 전액관리제(월급제) 개정 등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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