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마약이 우리 사회 주변에 깊이 파고들어 온 것 같습니다. 지난 4월에는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가 등장했고, 최근 배우 이선균씨, 가수 GD 등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이 발표한 마약 백서에 따르면 10대 마약 사범의 숫자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의 유튜브채널 ‘이런 경향’의 뉴스 해설 콘텐츠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에서는 마약 유통과 관련해 집중 취재를 이어오고 있는 전현진 기자와 함께 한국 사회 마약의 실태와 마약 유통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마약 사범의 검거가 왜 어려운지, 마약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와 정책들은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등에 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마약은 넓은 의미의 마약과 좁은 의미의 마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넓은 의미의 마약으로는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환각성이 있는 물질을 통칭해 마약이라고 부르는데, 일부 의견으로는 담배 원료인 니코틴, 술의 원료인 알코올, 커피의 카페인 등도 모두 마약의 범위에 넣어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좁은 의미의 마약으로는 아편이나 코카인 등 천연에서 얻을 수 있는 마약성 물질을 가공하거나 합성해서 만든 것들을 뜻하고, 법률적 용어로는 이를 ‘마약류’라고 정의합니다.
마약은 약리작용에 따라 환각제와 흥분제 또는 각성제, 진정제 또는 억제제 등 3가지로 구분합니다. 여기에 마약 투약 효과에 따라 기분을 고양 시키는 업필(Up feel), 기분을 가라앉히는 다운 필(Down feel)로 구분됩니다.
최근 뉴스에서는 19세 이하 청소년들의 비중 증가가 크게 다뤄집니다.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2년 마약류 사범 1만8395명 중 19세 이하는 481명으로 2.6% 수준입니다. 2018년 1.1%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됩니다. 숫자는 적어 보이지만 마약류의 ‘암수 범죄’ 비율이 29배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1만4000여명의 19세 이하 마약 중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 마약 유통과 관련해 오랜 취재를 해 온 전현진 기자는 “실제 마약 유통 업자들을 만나보면 영화 등에서 비치는 모습과 많이 다르다”고 말합니다. 영화 속 마약 업자들은 정장을 차려입은 조직이 돈 가방을 주고받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는 ‘동네 아저씨’ 같은 스타일로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 기자는 “지나가다 길에서 마주쳐도 마약 유통 거물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스타일”이라며 “조직범죄가 아니라 사실상 수입 유통 업자이자 도소매 장사꾼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전 기자는 마약 유통 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국내 마약 유통 최고 거물이라고 평가받는 인물과 교도소에서 면회하는 것은 물론 편지를 주고받으며 실상을 파악해 왔습니다. 전 기자에 따르면 국내 조직폭력배들은 마약류를 다루는 것을 금기시한다고 합니다. 전 기자는 “국내 조직은 마약 범죄를 창피해하는 흐름이 있다”며 “실제 마약 사범의 처벌에 있어서 범죄단체조직법이 적용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설명합니다.
마약 범죄를 수사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범죄는 ‘피해자’가 존재하지만 마약 범죄는 모두가 공범입니다.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 현장을 적발하기도 어렵습니다. 마약 범죄자의 진술이나 협조에 상당 부분 의지해야 하는 것도 마약 수사의 고충 거리입니다.
마약 범죄 근절을 위해서는 강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주장이 힘을 얻습니다. 중국은 마약 범죄로 사형까지 집행하지만 마약 범죄가 근절되지 않습니다. 전 기자는 “취재를 하면서 마약 중독 관련해 여러 관계자들을 만났는데, 마약 근절 캠페인으로 ‘마약은 한 번 하면 끝이다, 빠져나올 수 없다’는 메시지가 오히려 마약 중독 탈출의 의지를 꺾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마약에 빠져들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가 마약 중독자들을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경향시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향시소(시사 소믈리에)는 매주 잘 익은 뉴스를 딱 맞게 골라 상세한 분석과 전망을 전해 드리는 경향신문의 유튜브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