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섰거라, 물렀거라

2014.05.07 20:55

우리말 중 입말로는 자주 쓰는 말인데도, 막상 글로 적으려고 하면 맞춤법이 헷갈리는 것이 꽤 있다.

‘게 섯거라’도 그런 표현 가운데 하나다. ‘개 섯거라’나 ‘개 섰거라’, 또는 ‘계 섯거라’ ‘계 섰거라’ 등으로 알고 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바른말이 아니다. ‘게 섰거라’로 써야 적확한 표현이 된다. ‘게’는 ‘거기’의 준말이다. 그리고 ‘섰거라’는 ‘서 있거라’가 줄어든 말이다. 즉 ‘거기 서 있거라’가 줄어들어 ‘게 섰거라’가 된 것이다.

우리말에서 준말은 본딧말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가지다’가 ‘갖다’로, ‘내디디다’가 ‘내딛다’로, 그리고 ‘디디다’가 ‘딛다’로 줄어드는 이유가 바로 본딧말의 형태를 유지하려는 우리말(준말)의 특성 때문이다.

이렇게 준말은 본딧말과의 연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서 있거라’의 ‘있’에 있는 받침 ‘ㅆ’이 그대로 ‘서’에 달라붙어 ‘섰’의 형태를 갖게 되는 것이다.

사극 등에서 가끔 들을 수 있는 “물럿거라, 상감마마 납신다” 따위에서 쓰는 ‘물럿거라’도 ‘물렀거라’로 적어야 한다.

‘물러 있거라’가 줄어들 때 ‘게 섰거라’와 마찬가지로 ‘있’의 받침 ‘ㅆ’이 ‘러’에 붙어 ‘렀’꼴을 취하게 되어 ‘물렀거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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