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늘의 자손, 하늘을 향한 첫 도전

2009.04.30 18:08
송유근 과학기술 연합대학원 석사과정

여섯 살 어느 겨울밤, 반짝이는 작은 점으로 보이던 토성이 천체망원경을 통해 보면 아름다운 띠를 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내게 큰 놀람과 감동을 주었고 이때부터 나는 이카루스처럼 날개를 달고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꿈을 꾸게 되었다. 이러한 인연이 열세 살이 된 지금 천체물리학 전공을 선택하게 했다.

[기고]하늘의 자손, 하늘을 향한 첫 도전

올해 우주를 향한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을 저 무한한 우주로 날라다 줄 발사체가 우리나라에서 발사된다. 단군할아버지가 나라를 세운 이후 처음 있는 역사적인 이날은 우리 모두의 꿈을 이룬 기쁜 날이 될 것이다. 10월3일을 건국절이 아닌 개천절로 이름 짓고 이를 기리는 것은 본디 우리가 하늘의 자손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늘의 자손인 우리가 이제 나라를 세운 지 4342년 만에 우리 손으로 하늘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러시아의 도움을 받은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는 거라면 차라리 러시아에서 발사하고 우리는 그냥 가서 구경이나 하자고 말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10여개의 인공위성을 외국에 돈을 주고 발사했는데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우리 땅에서 발사체를 발사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라는 것, 그리고 100%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일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는 이유에서이다. 현재만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주장들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믿는다.

나는 나를 소개할 때 “여산 송씨 지신공파 36대손입니다”라고 말한다. 이 말에는 현재 내가 있기 위해서 35분의 할아버지가 임진왜란 등 역사의 고난을 겪어가며 이 나라를 지켜온 수고가 있었음을 잊지 않겠다는 뜻과 나 역시 이 땅에서 적어도 36대 후손까지 살 수 있도록 우리나라를 잘 지키고 물려주겠다는 약속이 함께 있다. 앞으로 우주산업은 피해 갈 수 없는 대세이다. 이제는 배를 띄울 블루오션은 없다. 블루스카이에 우주선을 쏘아 올려야 할 때이다. 당장 오늘은 힘들고 어려워도 내일의 후손에게 필요하다면 그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아무것도 없던 폐허에서 이렇게 나라를 일으켜 세우신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모든 분들께 존경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더욱 발전시켜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책임이 있음도 잊지 않겠다. 그날이 오면 외나로도 우주센터에 모두 모여 우리의 우주발사체(KSLV-I)가 우주를 향해 솟아오르는 것을 보며 “대한민국! 우주로! 우주로!”를 외쳤으면 한다. 아빠 손을 잡고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아이가 광속으로 비행하는 우주선의 꿈을 꾸고 우리에게 언젠가는 우주로 가는 새로운 길을 열어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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