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인 테러희생자 더이상 없어야

2003.12.01 18:20

그렇지 않아도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터지고야 말았다. 엊그제 티크리트에서 한국인 근로자 2명이 괴한들의 총격에 희생된 것은 지구촌을 휩쓰는 이라크발 테러 광풍에 우리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인시켰다. 테러리스트들이 한국인을 표적으로 공격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한국이 이라크의 늪에 더 이상 깊이 빠져들지 않도록 던져진 경고장임은 분명하다.

이라크에선 지금 거의 매일 테러가 발생, 하루 평균 4~5명의 외국인들이 죽어가고 있다. 어느 도시, 어느 도로 하나 위험하지 않은 곳이 없다. 가장 안전하다던 바그다드의 한 특급호텔조차 얼마전 로켓포 폭격을 맞았을 정도다. 그런 위험지역으로부터 국민을 소개시키고, 불가피하게 체류할 수밖에 없다면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의무다.

그런데 우리 정부 당국은 보호는커녕 몇명이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현황파악조차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테러사건의 경우 한국인이 피살됐다는 외신 보도 후에도 한참동안 그들의 신원을 몰라 허둥거렸다는 소식이다. 이래놓고서야 어떻게 온전한 정부라 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테러현장은 하루 전 일본인 외교관 2명이 피살된 그 장소였다. 만일 현지 공관이 근로자들에게 적절한 경고조치를 했다면 희생을 피할 수도 있었다고 하니 아쉬움을 넘어 분노까지 치민다.

정부 당국은 이제부터라도 이라크 거주 한국인 보호를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교민과 공관간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사전예방에 주력하는 한편 미군 당국 및 이라크 통치위원회 등과도 긴밀하게 협조해 안전을 담보받아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이라크 추가파병 문제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바란다. 우리 국민을 더 이상 테러의 위험 속으로 몰고갈 수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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