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광원전, 안전불감증 심각하다

2004.03.01 18:43

지난해 12월22일 영광원전 5호기에서 발생한 방사능 누출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방사능이 누출돼 감지경보가 울렸지만, 이를 단순한 감지기 고장으로 오인했다는 것이다. 더욱 기막힌 것은 이 사이 방사능에 오염된 3,500t의 물이 인근 바다로 흘러나갔고, 직원 중 일부는 방사능에 오염된 물까지 마셨다고 한다. 한국수력원자력측의 안전불감증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원전 자체의 사고도 문제지만, 사고가 나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직원들의 태도는 더욱 심각한 일이다. 직접 피해자는 직원 본인들이겠지만 원전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영문도 모른 채 당할 ‘방사능 오염’을 생각하면 끔찍하기까지 하다. 원전의 안전관리체계가 이처럼 허술하다면 향후 대형사고가 터지지 말란 법도 없다.

준공된 지 1년이 조금 넘은 5·6호기는 가동 초부터 결함이 발생해 부실시공 의혹까지 받고 있다. 5호기처럼 6호기도 지난해 11월 열전달 완충판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아직 원인조차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잇단 사고에도 원인규명이 지지부진하자 주민들은 한수원측이 사고를 고의로 은폐·축소하려 한다고 의심할 정도에 이르고 있다.

원전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비록 미량일지라도 방사능 누출은 인체에 치명타를 주게 된다. 원전당국은 최근 5·6호기 안전성 조사자로 선정된 독일의 응용생태연구소와 함께 완벽한 조사를 실시, 결과를 밝히고 적절한 보완책을 제시해야 한다. 원전의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현재 추진중인 핵폐기장 건설은 더욱 멀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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