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후보 압축, 이제는 ‘바지’ 말고 진짜 논쟁하라

2021.07.11 20:26 입력 2021.07.11 20:30 수정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예비경선 결과 추미애·이재명·정세균·이낙연·박용진·김두관 후보(기호순)가 본경선에 올랐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국민·당원 여론조사를 거쳐 8명의 후보가 6명으로 압축된 것이다. 지난달 말 후보 등록으로 시작된 예비경선은 모두 네 차례의 TV토론과 1·2차 국민면접, 정책언팩쇼 등으로 진행돼 마무리됐다. 이제 대선 후보를 최종 결정할 본경선 일정만 남았다. 본경선에서는 보다 철저한 검증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가장 유능한 후보를 뽑기를 기대한다.

예비경선은 본경선 후보 6명을 고르기 위한 절차였지만 동시에 민주당의 변화 가능성을 가늠해볼 기회이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30대·0선’의 이준석 대표가 선출되며 주목을 끈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 예비경선에선 박용진 후보 등이 기존 구도를 깨고 선전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진 못했다. 예전의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보여준 역동성은 감지되지 않았다. 오히려 유력 주자 이재명 후보에게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집중되면서, 이른바 ‘바지’ 발언이 나오는 등 엉뚱한 논쟁에 파묻혔다. 도덕성 검증은 마땅히 필요하지만 과도한 사생활 공방으로 흘러서는 곤란하다. 본경선에서도 또다시 민생과 무관한 논란이 이어질 경우, 민주당에 희망을 거는 시민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국민면접관을 위촉하는 과정에서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른바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인 김경율 회계사가 국민면접관으로 위촉됐다가 일부 후보의 반발로 다른 면접관으로 바뀌었다. 조국 사태에 대한 평가가 당내에서 또다시 논란이 된 것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본경선에서 조국 사태를 둘러싼 당심과 민심 사이의 괴리를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민주당 선거인단이 모집 7일째인 11일 7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본경선에 오른 후보 6명은 이들 앞에서 코로나19 이후의 민생 회복과 복지 정책, 부동산 문제, 한반도 평화와 기후변화 등 당면 현안에 대한 구체적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고 검증받아야 한다. 9월 초까지 진행되는 본경선은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으로 난관에 직면했다. 이런 때일수록 주권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인물·정책 대결을 펼쳐야 한다. 지역을 순회하는 본경선이 후보 개개인의 비전뿐만 아니라 ‘새로운 민주당’을 보여주는 무대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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