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높아진 금융시장 변동성, 실물경제 등 장기 영향 대비해야

2022.01.28 18:45

국내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48.85포인트(1.87%) 상승한 2663.34를 기록해 5거래일 연속 하락을 끝내고 반등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3월 금리 인상 시사로 전날 94.75포인트에 이르렀던 하락폭의 절반 정도를 만회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는 연초보다 11%가량 떨어진 상태지만 당분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2월쯤 2600선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2.7원 오른 1205.5원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상승했다. 최근 8거래일 중 하루를 빼고 계속 오른 환율은 원화 약세 추세가 뚜렷하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금융시장 변동성만이 아니다. 불확실한 대외 변수들이 실물경제에 미칠 장기적 영향에 대비해야 한다.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는 국제유가는 올여름 100달러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국제 원자재값도 계속 오른다.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보다 낮게 조정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가고 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 우려는 갈수록 커진다. 극단적 비관론자들은 동시다발 악재가 한꺼번에 터지는 대형 위기인 ‘퍼펙트 스톰’이 임박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미국이 올해 최대 7차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은 한국 경제에도 발등의 불이다. 당장 한국은행이 2월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은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기 형성된 거품을 꺼지게 한다. 이는 증시와 집값 급락으로 이어진다. 빚을 내 주식투자에 나섰거나 집을 산 사람이라면 자산가치 하락과 대출이자 부담 증가라는 이중고에 직면한다. 한계기업과 영세 소상공인은 도산 위기에 내몰린다.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자산 거품이 꺼지는 과정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집값 폭락 대책도 필요하다. 원자재시장과 외환시장을 꼼꼼히 살펴 수입물가와 환율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다행히 국가재정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받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정부가 위기에 처한 서민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경제약자를 보호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오는 5월 들어설 차기 정부에 경제위기를 물려줘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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