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표에 “만나자” 전화한 윤 대통령, 협치 기대한다

2024.04.19 17:28 입력 2024.04.19 17:29 수정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전화 통화를 갖고 다음 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서 소통을 시작하고 앞으로 자주 만나 차도 마시고 식사도 하고 국정을 논의하자”고 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이 대표는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의 어려움이 많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한다. 두 사람의 회동이 이뤄지면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제1야당 대표와 처음으로 국정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윤 대통령의 제안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정권 심판 여론과 여·야 협치 요구를 담은 4·10 총선 결과를 수용한 것으로 평가한다. 윤 대통령이 총선 직후 국무회의에서 ‘국정 방향은 옳았다’고 강변하고, 후임 총리 인선 과정에서 비선 논란까지 일으키며 민심이 더 악화되자 불가피하게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마침 이날 취임 후 최저 수준의 대통령 지지율 조사 결과가 공개된 것도 영향을 준 듯하다. 갤럽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3%로 선거 전인 3주 전에 비해 11%포인트나 떨어졌다. 부정 평가는 10%포인트 높아졌다. 응답자들은 부정 평가의 이유로 경제·민생·물가, 소통 미흡, 독단적·일방적 태도를 많이 꼽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패배한 전후로 박근혜 당시 대통령 지지율이 10%포인트가량 하락하며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의석수는 122 대 123로 근소한 차이였지만, 박 대통령이 민심을 무시하고 독주하며 초유의 대통령 탄핵까지 초래했다.

윤 대통령이 태도를 바꾼 정확한 이유가 무엇이든, 뒤늦게나마 민심의 엄중한 요구를 인식하고 야당에 손을 내민 것을 환영한다. 윤 대통령이 집권했던 지난 2년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지정학적 위기와 기후 위기라는 복합 위기 속에 국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걸었고, 시민들 특히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질은 나빠졌다. 연금 개혁,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사상 최악의 한·중관계와 남북관계 등 곳곳에 풀어야 할 과제가 쌓였다. 이 문제들은 여야가 협력해도 해결하기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소중한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국민을 최우선에 놓고 서로 존중하며 진지한 태도로 협치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그의 뒤로 대통령실 참모들과 4·19혁명 단체 관계자들이 보인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강북구 국립 4·19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그의 뒤로 대통령실 참모들과 4·19혁명 단체 관계자들이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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