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언]유흥공간 변질 문화축제 개선을

2000.11.01 19:06

10월은 문화의 달이고 매년 그에 걸맞은 행사들이 많이 열린다. 올해 10월에는 유난히 많은 축제며 잔치들이 벌어졌다. 특히 각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전통 문화를 발굴하고 개발한다는 취지의 자리들이 다수 마련돼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하였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행사가 지나치게 소비 위주로 흘렀다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다. 행사장 주변에서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취해서 떠드는가 하면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틀어 대는 가요들에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다.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차들이 얽혀 혼잡했으며 잡상인들이 몰려들면서 그 혼란은 극에 달했다. ‘문화 계승’이라는 구호가 무색했다.

지역마다 차별성 개발에도 실패해 축제 내용이 비슷비슷했다. 지역 특유의 정서는 사라지고 어느 고장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이벤트로만 채워졌을 뿐이다. 이 정도이다 보니 이미 배정된 예산을 쓰고 보자는 식의 행사가 아닌가 의심스럽다. 진정한 의미의 문화 축제로서의 기능을 이미 상실하고 그저 먹고 놀자는 분위기에 치우친 이런 행사들이 과연 계속되어야 하는지 회의가 든다.

〈김영태/민속학자·인천 계양구 효성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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