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안전보다 책임전가 급급

2004.10.01 18:09

지난 9월 중순 서울 강남의 한 유명백화점 식품매장에서 북어포와 나물 반찬을 구입했다. 그런데 이날 저녁식사 도중 북어포를 먹다 입안에서 딱딱한 게 씹혀 꺼내보니 유리조각이었다. 깜짝 놀라 먹다 만 포장을 뒤지다 보니 더 커다란 유리조각이 북어포 사이에 또 있었다. 화가 나서 다음날 출근길에 백화점의 소비자고발센터를 찾아 항의를 했다.

그런데 경황이 없어 먹다 만 북어포를 집에 놔두고 온 것이 실수였다. 담당 직원은 내가 얼마나 다쳤는지를 묻는 게 아니라 대뜸 어느 업체 제품인지만 되물었다. 그래서 그날 저녁 북어포 봉지를 갖고 다시 항의를 하러 가니 이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기만 했다. 그리고 나서 백화점측은 입점 업체와 매장 담당자의 실수로 책임을 떠넘겼다. 내 생각엔 소비자들이 내로라하는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때 어떤 업체가 들어와 있는지엔 관심이 없다. 조금 비싸도 백화점 상품이라 믿고 사는 것이지 번번이 어느 업체 제품인지를 확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날 백화점측의 부주의로 하루를 소비하느라 정신적인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론 업체도 담당 직원도 책임을 피할 순 없지만 백화점의 이름 때문에 상품을 구입했으므로 백화점이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입점업체·직원에게만 책임을 떠넘긴다면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은희|happy5eh@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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