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첫 핵실험·유인우주선 발사 등 기여
중국 과학계의 큰 별인 첸쉐썬(錢學森) 박사가 지난 31일 베이징에서 별세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향년 98세.
첸 박사는 중국 우주 과학기술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기며 ‘우주개발의 대부’, ‘미사일의 왕’으로 불린 원로과학자다. 저장성 항저우에서 태어난 첸 박사는 상하이 자오퉁대학을 졸업한 뒤 1935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로 유학했다. 그곳에서 미국 미사일의 대부인 헝가리 출신 석학 테오도어 폰 카르만의 조수로 일한 그는 캘리포니아공대로 옮겨 39년 항공우주 및 수학 분야의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로 임용돼 제트추진 실험실의 소장을 맡았으며 50년대 미국의 장거리미사일 개발 계획에도 참여했다.
55년 귀국한 첸 박사는 중국 국방부의 전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우주개발을 진두지휘했다. 항공공업위원회 위원, 로켓·미사일연구소 연구원, 국방부 제5연구원 초대 원장 등을 맡아 64년 중국의 첫 핵실험, 70년 지구위성 발사, 2003년 유인우주선 발사 등에 기여했다. 그가 연구한 원자탄 개발 및 항공우주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은 핵 강국과 우주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첸 박사는 중국과학원 자연과학 부문 1등상(57년), 중국우주사업 최고영예상(2006년) 등을 수상했다. 지난해 ‘중국을 감동시킨 10대 인물’에 선정됐으며 올 국경절 60주년을 앞두고는 ‘중국을 감동시킨 100인’에도 뽑혔다.
부음을 알린 관영 신화통신은 첸 박사를 ‘확고한 정치적 신념과 순수한 도덕심으로 무장한 인민의 과학자’라고 기렸다. 중국 당국은 장례식을 공산당 중앙위원회 차원에서 치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