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서 하는 참봉사···기쁨 두배”

2004.11.01 17:34

대학입시 수시 1학기 합격생들은 합격 통보를 받는 여름방학부터 졸업할 때까지 ‘떠돌이’ 신세다. 아직 대학생도 아닌 데다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는 친구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등교해도 눈치가 보인다.

이런 ‘예비대학생’들이 보람있는 시간활용의 길을 찾았다. 다름아닌 자원봉사다. 서강대는 사회봉사센터를 설립, 예비대학생 봉사활동 지원에 나섰다. 입학 전까지 36시간을 하기로 했단다.

- 홀로된 노인들 집수리 등 도와 -

“좋아서 하는 참봉사···기쁨 두배”

“집수리하러 간다고 해서 ‘그거 막노동 아닌가’하는 생각에 망설였어요. 해보니까 좋네요.”

지난 28일 자원봉사에 나서기 위해 일찌감치 학교에 모였던 서강대 예비대학생 5명. 이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홀로된 노인들의 집 수리를 도왔다.

서강대 사회봉사센터 이정기 복지사는 예비대학생들에게 사회봉사를 권유하며 적이 걱정했다고 했다. 참여율이 저조하면 어떡하나 하고. 이복지사는 “그래도 이번 예비대학생 162명 중 149명이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나섰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예비대학생들은 봉사할 곳을 스스로 결정한다. 이는 봉사도 봉사지만 곧 성년이 될 예비학생들이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또 봉사할 곳을 찾아다니며 사회의 그늘진 곳을 둘러보는 기회를 갖기 위한 것. 동사무소 같이 봉사인력이 덜 필요한 곳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오히려 인가가 나지 않아 정부로부터 보조를 받지 못하는 곳을 위주로 봉사할 곳을 찾았다.

이우제군은 예비대학 친구 엄한준군(동안고 3)과 함께 명일동에 있는 주몽재활원에 다니기로 했다. 조소연양(혜화여고 3)도 최승영군(장훈고 3)과 수유동 한빛맹아원에 같이 나간다. 이승록군(대일고 3)은 우장산에 있는 천사양로원에서 봉사를 하기로 했다.

- “점수와 무관 손길도 가벼워” -

예비대학생들은 지난 9월부터 조를 짜서 봉사를 다닌다. 모두 8개 조. 대부분은 고등학교 때 다니던 봉사활동을 그대로 한다. 그래도 봉사를 나가는 마음가짐은 다르다. 이제 절반은 대학생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젠 점수 때문에 봉사하지 않죠. 좋아서 하는 거죠.”

온 몸이 온통 풀투성이지만 그래도 다른 친구들이 수능시험 준비에 바쁜데 그래도 내가 처지가 낫지 않느냐며 웃었다.

〈윤성노기자 ysn0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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