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최초의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

2011.02.01 18:10 입력 2011.02.01 21:36 수정
심은령 기자

뛰는 탐지기술, 나는 거짓말

제페토 할아버지가 나무를 깎아 만든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류는 먼 옛날부터 서로를 속고 속이며 살아왔다. 만약 피노키오처럼 코가 길어졌다면 거짓말을 할 때 쉽게 알 수 있을 테지만, 안타깝게도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거짓을 가리기 위해 인류는 많은 시도를 해왔다. 고대 중국에서는 혐의자들의 입에 마른 쌀을 넣고 일정시간 심문한 뒤 쌀이 침에 젖어 있으면 무죄로, 쌀이 건조하면 유죄로 인정했다. 거짓말을 하면 입이 마르는 신체 변화를 이용한 기법이다.

또 고대 인도에서는 ‘신의 당나귀’라는 방법을 사용했다. 당나귀 꼬리에 먹물을 칠하고 어두운 장소에 매어둔 뒤 죄가 있는 자가 당나귀 꼬리를 만지면 손이 검어진다고 알려준 후 꼬리를 잡으라고 한다. 죄가 있는 자는 꼬리를 잡지 않을 것이기에, 손이 깨끗한 사람을 범인으로 판단했다.

[어제의 오늘]1935년 최초의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

이탈리아에서 1895년 거짓말 탐지기가 개발되면서 거짓말 판별의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된다. 1935년 2월2일, 거짓말 탐지기를 이용한 최초의 테스트가 레너드 켈러라는 엔지니어에 의해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이뤄졌다.

이 기계는 거짓말을 할 때의 심리적 갈등과 불안으로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오르거나 피부전기반사가 달라지는 등의 신체적 변화로 진실을 판별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1999년 중국 물리학자의 핵무기 기술 유출 이후 스파이 색출을 위해 산하 기관·연구소 직원을 상대로 매년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했다. 이에 대해 조지 메이슨대 캐드린 래스키 교수는 “단 한 명의 스파이도 거짓말 탐지기로 색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스파이들은 탐지기를 빠져나가는 훈련을 받기 때문에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려는 과학자들의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최근 얼굴의 미세한 온도변화나 음성의 강약을 감지하는 기술, 인체의 생리변화를 초래하는 뇌의 변화를 측정하는 뇌파 변화 탐지 기술 등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거짓말은 자신 외에는 알기 어렵다. 게다가 상습적인 거짓말쟁이 중에는 본인이 하는 거짓말을 진짜라고 믿기까지 한다고 한다. 우리는 국가와 사회를 위하는 척하며 개인의 사사로운 욕심을 채우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을 자주 보곤 한다. 진실은 밝혀진다는 뜻의 장두노미(藏頭露尾)가 2010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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