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의미 더한 ‘쓰레기 줍기 문화’ 산에서 알려요”

2023.02.12 22:00 입력 2023.02.12 22:02 수정

친환경 아웃도어 단체 ‘클린하이커스’ 김강은 대표

친환경 아웃도어 단체 ‘클린하이커스’ 대표인 김강은씨는 “지자체와 협업해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지역문제도 풀 수 있는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성일 선임기자

친환경 아웃도어 단체 ‘클린하이커스’ 대표인 김강은씨는 “지자체와 협업해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지역문제도 풀 수 있는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성일 선임기자

환경 관심 있으면 누구나 참여…5년간 2500여명과 전국 산 누벼
한 사람이 최대 2kg 수거…쓰레기로 만든 ‘정크아트’ SNS 공유도

쓰레기를 줍기 위해 전국 곳곳의 등산로와 둘레길을 찾아다니는 이들이 있다. 친환경 산행을 하는 아웃도어 단체 ‘클린하이커스’ 멤버들이다. 이들 쓰레기 줍기 원정대의 선두에는 벽화 화가이자 클린하이커스 대표인 김강은씨(33)가 있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난 김씨는 자신을 ‘산 덕후’이자 ‘쓰레기 덕후’라고 소개했다. 그는 “산을 좋아하는 만큼 자연을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클린하이커스를 시작했다”며 “아웃도어 활동에 재미와 의미를 더해줄 ‘쓰레기 줍기’ 문화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순수미술을 전공한 김씨는 대학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하며 방황하던 시절에 수시로 산에 올랐다. 산에선 고민이 하염없이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씨는 산이 좋다며 찾아온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산에 쓰레기를 치우러 가자’는 게시글을 올렸다. 2018년 3월 일면식도 없는 5명과 함께 청계산 쓰레기 줍기에 나섰다. 클린하이커스의 시작이었다.

김씨는 지난 5년간 2500여명과전국에 있는 산과 둘레길에서 쓰레기를 치웠다. 쓰레기 줍기 활동에는 별도의 회비나 가입 절차 없이 산을 좋아하고 환경에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산행에 나서면 한 사람당 500g에서 최대 2kg 쓰레기를 수거하는데 물티슈와 휴지, 식품 포장재, 플라스틱 물병, 담배꽁초가 가장 많다.

땅에 파묻힌 쓰레기를 파내는 일도 있다. 오래된 괘종시계, 1960년대 출시한 25원짜리 라면 봉지도 그중 하나다. 김씨는 “신발 밑창은 단골 쓰레기다. 이분들이 산에서 어떻게 집에 가는지 늘 궁금하다”며 “50년이 넘었는데도 썩지 않은 라면 봉지를 보며 환경오염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보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수거한 쓰레기로 정크아트를 만들어 SNS에 공유한다. 담배꽁초로 산행 흡연을 꼬집는 작품을 만들거나 쓰레기로 꽃이나 말 등 자연을 표현하기도 한다. 지난달에는 클린하이커스 멤버들과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코스를 돌며 쓰레기를 줍고 정크아트를 선보였다. 이렇게 40여개 작품을 만든 김씨는 “완성도 높은 작품은 아니지만 쓰레기로 만든 작품은 사람들에게 글보다 큰 호소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클린하이커스는 지난해 10월 국제산악연맹 산악보호상(MPA·Mountain Protection Award)에서 한국팀 최초로 우수상을 받았다. 이 상은 해마다 각국의 산악환경보호 및 문화교육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시상한다.

그는 올해 상반기에 클린하이커스 역사를 소개하고 클린하이킹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

김씨는 “쓰레기는 모든 지자체가 고민하는 문제인 만큼 지역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함께 풀어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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