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 정동영 ‘종북진보’ 설전

2011.07.01 21:31 입력 2011.07.01 22:49 수정
장은교 기자

정 최고 ‘원칙 있는 포용’ 비판… 손 대표 “종북과 달라야” 충돌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1일 얼굴을 붉히고 충돌했다. 정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가 지난달 27~29일 일본 방문 때 했던 ‘대북’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다.

정 최고위원은 모두 발언에서 “(손 대표가) 간 나오토 총리를 만났을 때 북한인권에 대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함께 ‘원칙 있는 포용정책’을 펴겠다고 했는데 이는 민주당 정부가 추진해온 6·15 정신, 9·19 합의정신, 10·4 실천정신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햇볕정책의 취지에 수정을 가하는 오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손학규 - 정동영 ‘종북진보’ 설전

그는 “원칙 있는 포용정책이라는 것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워딩(말)”이라며 “햇볕정책 노선이 원칙 없는 포용정책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당원들에게 당 대표로서 설명이 필요하고 오해 소지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개회의에서 나온 정 최고위원의 ‘기습’에 회의장은 일순 긴장감이 돌았다. 정 최고위원은 손 대표의 일본 방문 발언록을 보고 직접 문제제기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난 뒤 정 위원의 말을 반박했다.

손 대표는 “원칙 있는 포용정책은 평화를 유지하고, 개방을 촉진하는 포용정책이다. 원칙 없는 포용정책은 종북진보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북의 세습체제 자체나 핵개발을 찬성하고 지지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이 함께 평화를 모색하고 번영을 도모하는 것이 평화진보다. 이것이 민주당이 김대중 대통령 이래 꾸준히 유지하고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이라며 “종북진보에 대해서 색깔론을 제기할 생각은 없지만 민주당은 분명히 이와 다르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종북진보라는 말씀을 취소하라. 제 설명이 어떻게 종북진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당의 정책강령은 햇볕정책을 한 자, 한 획도 수정하지 말고 계승하라는 정신을 담고 있다. 여기에 수정 변형을 가하려면 충분한 토론과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지난번에 ‘햇볕정책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해서 우리 당의 정체성에 심대한 훼손이 이루어졌을 때는 이해하고 넘어갔다. 그러나 이번에 외국 정상에게 말씀하신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 본격적 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인권 문제, 핵 문제, 미사일 문제, 납치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단호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북한을 적극 포용해서 개혁과 개방의 길로 갈 수 있도록 하고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화해·평화정책으로 나아가도록 일본도 같이 참여해주기를 요구했다”며 “이것이 우리 당의 변함없는 정책”이라고 답했다.

손 대표가 공개회의에서 바로 설전을 벌인 것은 이례적이다. 한나라당 때부터 햇볕정책을 공개 지지할 만큼 대북정책 기조에서 정통성이 있다고 자부하는 만큼 정체성 논란이 제기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손 대표와 정 최고위원은 정작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에는 대북정책 토의를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민감한 반응이나 평가는 나오지 않았다. 외려 주류·비주류 대선주자의 기싸움으로 보는 해석이 섞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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