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민주당…차기 주자 연루·자중지란에 역학관계도 복잡 ‘입단속’

2018.11.19 22:31 입력 2018.11.19 22:59 수정

이해찬, 기자들에 “그만하라”…이종걸 “당 진상조사단 필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경찰의 ‘혜경궁 김씨’ 트위터 수사 결과 발표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 여권 일각과 야당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출당 및 도지사 사퇴를 촉구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 17일 경기남부경찰청의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여의도 정치권은 물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벌집을 쑤셔놓은 듯 ‘이재명’ ‘혜경궁 김씨’ ‘@08__hkkim’ 등으로 온통 뒤덮였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19일까지도 대변인 공식 논평 외에는 극도로 반응을 자제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이 지사 문제를 질문하는 기자들을 향해 “그만하라”고 쏘아붙였을 뿐 아무 언급도 하지 않았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당 지도부는 대변인이 이야기한 수준에서 입장을 정했다”고 말했다. ‘출당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질문이 계속 쏟아지자 “상황에 대해서는 걱정을 한다”며 “공당으로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느냐는 입장”이라고만 했다.

사실상 입단속을 주문한 것이다. 중구난방식 주장들이 쏟아질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가 담겨 있다. ‘별말 않으면서 단호한 말을 한 셈’이다.

여당의 신중한 접근은 우선 차기 대선주자급 정치인이 연루된 사안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게다가 이 지사는 임기 초반 현직 도지사다.

사안에 대한 당사자의 대처도 안 전 지사 건과는 현격한 차이가 난다. 이 지사는 일관되게 부인 김혜경씨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이 제시한 ‘스모킹건’도 여전히 ‘진실게임’이 진행 중이다.

또 이 지사 본인이 아니라 부인이 받고 있는 혐의로 이 지사를 징계한다는 것도 당으로선 쉽게 처리할 수 없는 문제다.

사건 전개가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 자중지란에 의해 빚어졌다는 특징도 있다. 문제제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열혈’ 지지층이, 고소는 ‘친문’ 전해철 의원이 주도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친노 좌장’ 이 대표는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보내는 등 ‘이해찬·이재명 밀월관계설’도 파다했다. 복잡한 당내 역학관계로 지도부로서는 경찰 수사 결과에 적극 대응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여권의 침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 지지층의 대립과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이슈여서 여권으로서는 조심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하지만 언제까지 수세적으로 임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이종걸 의원은 트위터에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재판 결과가 나온 후 조치를 취하는 방법으로는 정쟁만 장기화·격화된다”면서 “당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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