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만 ‘하늘길’ 다시 열렸다

2004.09.01 18:17

우리나라와 대만의 정기 항공노선이 12년 만에 다시 열렸다.

건설교통부는 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한국과 대만의 민간 대표가 ‘한·대만간 민간항공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양국간 항공노선은 1992년 한·중 수교 후 양국의 관계 악화로 끊겼으며 그동안 전세기만 운항됐다.
항공노선의 복구는 그러나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등으로 한·중관계가 갈등기에 있는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한국과 대만측은 서울~타이베이 여객편을 주 18회(4,500석 이내)씩, 화물편은 주 2회씩 정기편으로 운항키로 했다. 정기편 운항은 이르면 10월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또 양국의 다른 도시들을 잇는 노선은 무제한 운항을 허용키로 했다.

양측은 양국의 항공기에 대해 영공 통과도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동남아 노선 운항 때 중국이나 필리핀 쪽으로 우회해 온 국내 항공사들은 대만 영공 통과로 비행거리가 짧아져 연간 3백30억원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양측은 그러나 서로의 항공기가 대만과 한국을 거쳐 다른 곳으로 운항할 수 있는 이원권은 허용치 않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이번 협정이 민간 차원의 상업적 항공교류 재개라는 점을 양해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고구려사 왜곡 문제에 대한 보복차원에서 대만과 정기항공 교류 재개를 했다는 관측은 잘못된 것이며, 이 점을 중국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리빈(李濱) 주한 중국대사와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중국 정부에 체결 사실을 공식 통보했다.

〈김윤순·박영환기자 ky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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