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유속 1노트면 잠수금지’… 지원 중단

2010.03.31 18:26 입력 2010.04.01 01:13 수정

감압 챔버·구조헬기만 제공

천안함 침몰 현장에는 미 해군도 출동해 이틀째 구조작업에 동참했다. 하지만 사고 엿새째인 31일 기상 악화로 미 해군도 지원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세계에서 세번째로 물살이 센 백령도 앞바다에서 미 해군 잠수부들은 안전을 이유로 뛰어들기를 꺼렸다.

미 해군 ‘유속 1노트면 잠수금지’… 지원 중단

미 해군이 사고해역에 도착한 것은 29일 오전이었다. 미 해군 구조함 ‘살버함(SALVOR·3300t)’이 그 위용을 드러냈다. 이지스급 순양함 ‘샤일로함(9759t)’, 구축함 ‘커티스월버함’과 ‘라센함’ 등 미 해군 7함대 소속 주력과 함께였다. 살버함은 잠수부 15명과 대잠수함 헬기인 링스(Lynx) 3기 등을 싣고 출동해 해군의 구조와 인양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현재의 서해바다 기상·해상 조건은 공포 그 자체였다. 유속이 5노트 이상급인 사고해역의 악조건에 미군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의 ‘잠수 매뉴얼’에는 한계 유속이 1노트라고 나와 있기 때문이다. 물 속에서 20분도 채 버티기 힘든 3도의 수온, 수중 전등 없이는 1㎝ 앞도 보기 힘든 최악의 시계 등은 미 해군의 매뉴얼에서는 모두 ‘위반 사항’, 즉 잠수 금지 상황이었다.

결국 미 해군은 잠수부 지원보다는 한국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큰 ‘감압 챔버(잠수 뒤 회복실)’와 구조 헬기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해군은 미 해군의 매뉴얼을 그대로 쓰고 있으면서도 이들 조항을 모두 어기며 잠수 작업을 했다. 해군의 경우 물속 45m 아래에 있는 천안함의 함미 부분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오고 갔다. 현재와 같은 기상·수중 조건에서 30m 이상의 수심일 경우 표면공급잠수장비(SSDS·Surface Supply Diving System)를 장착해야 하는 것으로 매뉴얼에 나와 있지만 이마저도 달지 않았다.

SSDS 작전을 위해서는 3일이라는 준비 기간이 걸려, 이 시간이면 분초를 다투는 구조의 때를 놓쳐버리기 때문이다.

해군 해난구조대(SSU) 송무진 중령은 “규정(매뉴얼)을 몰라서 무리하게 진행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종자들을 구하기 위해 규정을 초월해 몸을 던져 구조작업에 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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