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당한 아프간 PRT 현장… ‘일상적 위험지대’ 재확인

2010.07.01 18:22 입력 2010.07.02 00:15 수정

‘안전’ 강조하던 정부 당혹

외교부 상황 파악에 혼선도

미군 떠나면 위험 가중 우려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활동 공식 개시를 몇 시간 앞둔 30일(현지시간) 밤 본부 공사현장이 로켓포 공격을 당함으로써 이 지역이 안전지대가 아님이 또 한번 확인됐다. 비록 이번 공격으로 인명 피해가 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비슷한 공격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한국인 PRT 요원들이 일상적인 위험 속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아프간 PRT 파견을 추진할 때부터 PRT 활동지가 안전한 지역이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3월 경향신문이 아프간 PRT 파견 예정지가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2010년 3월16일자 1면 보도)하자, PRT를 총괄하는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는 “파르완주는 반탈레반 정서가 강한 북부동맹 지역으로 상대적으로 가장 안전한 지역 중 하나”라고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PRT 활동의 주축이 될 한국국제협력단(KOICA)도 지난 1월 주둔시설 시공업체용으로 작성한 ‘현장설명서’에서 “한국 PRT 기지 구축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탈레반의 원정(공격)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탈레반 역시 지난해 12월 웹사이트에서 한국군 파병에 대한 경고성명을 내놓았다.

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을 위한 지방재건팀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오쉬노’ 부대 선발대 장병들이 지난달 15일 출국에 앞서 서울공항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을 위한 지방재건팀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오쉬노’ 부대 선발대 장병들이 지난달 15일 출국에 앞서 서울공항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이날 공격 소식이 알려지자 외교부는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아프간 정세는 상당히 복잡하다. 로켓 발사의 배후가 어디인지, 어떠한 목적에서 행했는지를 자세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번 로켓포 공격을 주도한 세력이 누구인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외교부는 탈레반 또는 지역에 거점을 둔 무장단체가 한국군 파병 시점에 맞춰 공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관련 정보를 수집 중이다.

하지만 10명의 경호인력을 포함, 58명의 한국인이 PRT 공사현장에 상주하며 위험에 노출돼 있음에도 사건 발생 12시간이 지난 1일 오후 3시 현재(한국시간)까지 한 명의 정부관계자도 사고 현장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가 엄혹한 현지 사정을 잘 보여준다. 이 때문에 정부는 기본적인 사고 상황 보고에서도 혼선을 빚었다. 정부는 당초 네 발의 로켓포가 날아왔다고 브리핑했다가, 몇 시간 후 두 발의 공격을 받고 두 발은 현지 경호인력이 응사했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문제는 PRT 활동 경호를 한국군이 미군으로부터 완전히 이양받게 되는 연말쯤이면 위험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다.

외교부 당국자는 “PRT 기지 주변이 산악지대여서 우리 군이 지리적으로 제대로 정착할 때까지는 아프간 정부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면서 “바그람 기지 내에 일부 미군 병력이 잔류하게 돼 있고, 아프간 정부와 긴밀히 경비 협조를 하게 돼 있어서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탈레반이 한국의 PRT 활동지인 차리카르에서 20㎞ 떨어진 아프간 내 최대 미군기지인 바그람 기지를 공격해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 소속 미군 5명을 다치게 하는 등 올 들어 바그람 기지만 두 차례 공격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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