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다목적 포석 의도적 포격 무게

2011.08.10 21:52 입력 2011.08.10 23:54 수정
박성진·손제민 기자

북한군이 10일 서해 연평도 동북쪽 해상으로 해안포 사격을 한 것은 북한군이 쏜 해안포 140여발 중 10여발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떨어진 지 꼭 1년 만의 일이다.

북한군은 이날 오후 1시쯤 연평도 쪽을 향해 해안포 3발을 발사한 데 이어 오후 7시46분쯤 다시 2발을 발사했다. 지난해에 비하면 ‘소프트한’ 도발로 남북 간 직접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한반도 긴장 조성이라는 점에서는 본질적 차이가 없다.

군과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포격이 상당한 시차를 두고 두 차례에 걸쳐 같은 해역을 향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훈련 중 실수이거나 오발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다목적 포석을 노린 의도적 포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측이 남측에 대해 ‘광복절에 전향적 대북 메시지를 내놓으라’고 촉구하는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동(해) 쪽에서 금강산관광 문제로 남북이 다투고 있고, 수해복구 지원 문제도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서(해) 쪽에서 NLL을 의제화시킴으로써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는 성격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군 당국은 지난 6월 창설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의 대응태세를 떠보기 위한 의도적 포격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북측의 포격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NLL 인근에 포탄이 떨어진 것도 처음이다.

군 당국은 오는 16일부터 한·미 양국군이 실시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경고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측은 예년보다는 비난 강도가 낮았지만,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 서한 등을 통해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한다면 그 자체가 관계개선을 전면부정하는 게 될 것”이라며 연습 중단을 촉구해왔다.

북한군이 두 차례에 걸쳐 사격을 하면서도 5발 쏘는 데 그친 것은 과도한 충돌을 피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집중 포격을 할 경우 우리 군을 과도하게 자극하면서 남측 여론도 악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오지 않을 경우 연평도 지상포격까지 감행한 지난해처럼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 공작조가 김관진 국방장관 암살을 시도하려 한다는 첩보와 이번 포격을 묶어 북측 강경파 움직임과 연관시키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암살 시도 첩보가 두 달이나 지난 ‘묵은 얘기’인 데다 실체도 불분명해 이를 이번 포격과 관련짓는 것은 무리한 해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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