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페스트균’도 반입…‘탄저균’은 15차례 더 있었다

2015.12.17 22:26 입력 2015.12.17 22:28 수정
박성진 기자

한·미 합동실무단 발표

오산 탄저균 유입 때 페스트균 표본 1㎖도 함께 들어와

탄저균, 2009년부터 배달…“올해 처음” 미군 주장 거짓

주한미군이 지난 4월 탄저균 표본(샘플)을 국내로 들여오면서 페스트균 검사용 표본도 함께 반입했던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은 또 탄저균 표본을 오산기지 실험에 앞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5차례 국내로 배송해 들여와 서울 용산기지에서 식별·탐지 체계장비의 성능시험과 교육훈련을 실시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탄저균 실험이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다는 주한미군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한·미 합동실무단’은 17일 용산 미군기지에서 미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 사고와 관련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합동실무단은 “미 에지우드화생연구소가 4월24일 탄저균 표본을 오산기지로 발송하면서 페스트균 표본(1㎖)을 함께 보냈다”고 밝혔다.

합동실무단은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 에지우드화생연구소에서 발송한 탄저균 표본(1㎖)이 4월29일 오산기지에 반입돼 실험된 것까지 포함하면 탄저균 반입은 모두 16차례였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앞서 주한미군사령부는 5월29일 ‘탄저균 표본 실험 훈련은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으며 독극물과 병원균 식별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장경수 합동실무단 한국 측 단장은 “반입할 때 포장 용기 내에 사균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임을 증명할 수 있는 첨부 서류가 동봉됐지만 세관검사가 생략됐다”고 말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생물학 탐지·식별·분석 체계인 주피터(JUPITR) 프로그램의 목적과 반입 때 첨부한 서류, 관련 인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주한미군은 활성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을 반입할 의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장은 이날 주한미군의 생물학 검사용 샘플 반입 절차를 문서화한 합의권고안에 서명했다. 권고안의 강제성은 없다.

합동실무단 조사는 전적으로 미측이 제공한 자료에 의존한 데다 보안을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는 정보에 대해서는 사실상 접근할 수 없었던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생물방어능력 향상을 위한 미군 ‘주피터 프로그램’의 독성물질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탄저균과 페스트균 외에 다른 독성물질이 반입됐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합동실무단 관계자는 “주피터 프로그램이 다루는 생물학 작용제는 15종이 넘지만 한국에는 탄저균과 페스트균 2종만 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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