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기자들과 ‘윤석열표’ 김치찌개 만찬…“한 달에 한두 번 국정 브리핑 고민 중”

2024.05.24 21:13 입력 2024.05.24 23:08 수정

당선인 시절 ‘김치찌개 끓여주겠다’ 약속

계란 말고 고기 굽고…200여명과 저녁

“언론 불편해도 조언·비판 많이 듣겠다”

소통 행보, 지지율 반등 이어질지 주목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의 저녁 초대’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계란말이를 만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의 저녁 초대’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계란말이를 만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 김치찌개 만찬 간담회를 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인들의 조언과 비판도 많이 듣고 국정을 운영해나갈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 달에 한두 번 특정 이슈에 대한 국정브리핑을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여권의 총선 참패 뒤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언론과의 직접 소통을 넓히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의 저녁 초대’에서 200여명의 출입기자들과 저녁을 먹었다.

이 행사는 언론과의 소통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열렸다. 대선 후보 시절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되면 김치찌개를 끓여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취지도 담았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제가 취임하면서부터 여러분들한테 아마 후보 시절에 <집사부일체> 때 나온 계란말이와 김치찌개를 대접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벌써 2년이 지나도록 못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늘도 양이 많아서 제가 직접은 못했다”며 “우리 운영관한테 레시피를 적어줘서 이것대로 하라고 했으니까 이따가 제가 배식은 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언론이라고 하는 것은 정부나 정치하는 사람 입장에서 볼 때는 불편하기도 하고 그렇다는데 그건 맞다”면서도 “아마 전 세계 모든 지도자나 정치인들이 언론이 없으면 얼마나 좋겠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언론이 없으면 그 자리에 갈 수가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으로부터 비판도 받고 또 공격도 받을 때도 있지만 결국은 이 언론 때문에 저와 우리 정치인들 모두가 여기까지 지금 온 것”이라며 “여러분들과 더 공간적으로 가깝게 시간을 더 많이 가지면서, 또 여러분들의 조언과 비판도 많이 듣고 국정을 운영해 나가도록 할 것을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약속드리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 자리에서 취임 초기에 시작했다가 2022년 11월18일을 끝으로 중단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 대해서는 “도어스테핑이 아쉽게 마무리됐는데 국민의 알 권리 충족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보다는 한 달에 한두 번 특정 이슈에 대한 국정브리핑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나 고민도 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기자들과 자주 소통하겠다”며 “워낙 언론과 자주 소통하는 분위기 속에서 평생 공직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언론을 배척하거나 불편해 한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공직사회와 언론과의 관계도 언제부턴가 경직된 거 같은데 앞으로 자주 보자”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이 국내 정치에만 몰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외교의 과정을 모두 말해줄 순 없지만 외교적 성과를 내기 위해 상당히 많은 공을 들여 왔고 또 들이고 있다”며 “외교, 안보, 공급망 이슈 등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상당히 중요하고, 기자들과 국내 정치 못지않게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싶은데, 기자님들의 관심이 국내정치 현안에만 쏠린 것 같아 아쉬울 때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 대책에 대해 “연금, 노동, 교육, 의료, 저출생이 5대 핵심 과제고 특히 저출생은 혁명적인 수준으로 개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저출생은 모든 과제가 다 연결되어 있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예를 들어 의료개혁도 저출생 문제에 다 연결되어 있다. 소아 필수의료체계가 잘 확립되어 있어야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지 않겠나”라며 “정부는 부모가 일·가정 양립할 수 있도록 유연한 근무형태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고, 돈이 없어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키우기 힘든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책임주의를 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 기자가 실효성 있는 저출생 대책이 이어져서 아이에게 동생을 만들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정신이 번쩍 나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앞치마를 두르고 한우, 돼지갈비, 오겹살 등을 직접 굽고, 접시를 든 기자들에게 김치찌개, 구운 고기 등을 배식했다. 윤 대통령은 직접 계란말이를 만든 뒤 기자들에게 맛보라고 나눠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2일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 마당에서 열린 기자단 오찬에 깜짝 등장해 식사를 같이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4·10 총선 참패 이후인 지난 4월16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며 대언론 기조를 전환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지난 9일에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연 이후 두 번째 기자회견이었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소통 행보가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긍정평가)은 24%로 취임 후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국정 지지율은 총선 이후 6주간 이뤄진 4차례 조사에서 23~24%를 기록하며 20%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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