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핵항모…“대북 강력 경고” 들뜬 한국, 차분한 미국

2016.03.13 22:26 입력 2016.03.13 23:12 수정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한·미 군사훈련 정점에…한 ‘역대 최대 규모’ 연일 강조

미는 “1년 전부터 계획”…정부, 대국민 ‘여론전’ 성격도

해병대 ‘내륙 침투 훈련’에 맞서 북 ‘서울해방작전’ 위협

한·미가 항공모함급에 버금가는 강습상륙함을 동원한 대규모 연합상륙작전을 실시한 데 이어 미국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모 존 C 스테니스호가 13일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면서 ‘키리졸브(KR)·독수리 연습(FE)’ 한·미 연합훈련은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북한은 이에 맞서 총참모부 성명을 내고 서울을 비롯한 남한 전체를 대상으로 이른바 ‘서울해방작전’을 벌이겠다고 위협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 발표에 이어 이달 들어 외무성 대변인 담화(6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7일),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성명(7일)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형식으로 반발하고 있다.

<b>미 스테니스호, 부산 입항</b>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13일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미 스테니스호, 부산 입항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미국 전략자산인 핵추진 항공모함 존 C 스테니스호가 13일 해군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만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위기는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로 위협 강도를 높여가는 남북의 ‘에스컬레이터식’ 맞대응이 빚은 결과다.

당장 합참은 북한군 총참모부 성명에 대해 “준엄한 경고에도 도발한다면 단호한 응징에 의해 북한 정권의 최고지도부는 파멸에 이르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최대 규모 훈련’을 연일 강조하면서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과시하는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지 않느냐는 시선을 보낸다. 실제 최근 한·미 연합훈련을 놓고 한·미 군 당국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 측은 최대 규모 연합훈련이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는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 측은 현재 실시 중인 연합훈련이 이미 1년 전부터 계획됐던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훈련은 매년 한·미 연합훈련에 포함돼 있고, 미 특수부대 훈련도 해마다 반복해서 하는 것이라고 주한미군 관계자는 밝혔다.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훈련이 현 한반도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 대응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번 주한 미 해군사령관도 이날 “존 C 스테니스 항모 강습단이 오래전에 계획된 한·미 연합훈련 일정에 맞춰 한국을 방문했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고 말했다. 마치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핵항모가 예정에 없이 한반도에 긴급 전개되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한 한국 측과는 결이 다른 발언이다.

군 관계자는 “한국군이 이번 연합훈련에 예년에 비해 훨씬 많은 병력 21만여명과 장비·물자 등을 동원한 데다 승조원만 6000~7000명인 미 핵항모 같은 전략자산이 가세해 최대 규모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 핵항모의 경우 구축함·순양함 등과 함께 항모 강습단을 이루기 때문에 훈련 규모와 무력시위 효과는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한·미 해병대와 해군이 2년(짝수년)마다 대규모로 실시하는 ‘쌍룡훈련’이 (비록 북한 핵실험 등과 관계없이 사전 계획에 따라 예정대로 실시되는 것이지만) 북에 위협적으로 비쳤을 것”이라고 했다. ‘쌍룡훈련 2016’에 한·미 해병대 1만2000여명과 해군 5000여명 등 1만7000여명이 투입된 데다 미군 강습상륙함인 4만5000t급 본험리처드함, 상륙선거함인 1만6800t급 애슐랜드함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에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해병대는 입체 상륙작전 마지막 단계로 과거 사용하던 ‘상륙 돌격’ 대신 ‘결정적 행동’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오는 18일까지 내륙 깊숙한 곳으로 파고드는 훈련을 실시한다. 예년에 비해 지상작전 기간과 내륙 침투 거리는 각각 2배로 늘었다고 해병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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