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명 가나 해역서 피랍…청해부대 급파

2018.04.01 23:34 입력 2018.04.02 09:59 수정

해적, 쾌속정에 태우고 도주…정부, 24시간 비상체제 가동

특수전 요원 탄 문무대왕함 16일쯤 사고 해역에 도착 예정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피랍된 ‘마린 711호’ 선원 송출회사인 부산 동구 마리나교역의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피랍된 ‘마린 711호’ 선원 송출회사인 부산 동구 마리나교역의 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 가나 인근 해역에서 우리 국민이 타고 있는 어선이 해적으로 추정되는 세력에 납치됐다.

선원 피랍 사건은 2016년 10월20일 필리핀 해역에서 동방자이언트 2호 선원(1명)이 납치된 이후 1년5개월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아덴만 해역에서 작전 중이던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이 지난달 31일 피랍 해역으로 출동했다.

■ 한국인 3명 가나 해역에서 피랍

지난달 26일 오후 5시30분(현지시간)쯤 아프리카 가나 해역에서 한국인 3명과 선원 40여명 등이 탑승한 어선 ‘마린 711호’가 피랍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교부가 31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피랍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 국민 3명의 소재를 최대한 확인 중이지만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피랍된 우리 국민은 마린 711호의 선장, 항해사, 기관사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마린 711호가 나이지리아 남부 바이엘사주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정부와 납치 세력 간 연락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린 711호는 가나 국적이지만 한국 선사가 운영하는 500t급 참치잡이 어선이다. 피랍 당시 배에는 선장과 항해사, 기관사 등 한국인 3명과 대부분 가나 국적인 선원 40여명이 타고 있었다.

9명으로 추정되는 해적들은 마린 711호를 납치하기 전 그리스 선적 선박 2척을 탈취하려다 실패했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 2명을 납치해 억류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적들은 마린 711호를 탈취한 뒤 앞서 납치한 외국인 2명까지 태우고 나이지리아 해역으로 이동했다.

해적들은 나이지리아 해군 소속 항공기가 출동해 경고하자, 27일 오후 5시40분쯤 나이지리아와 베냉 경계 해역에서 우리 국민 3명 등을 자신들이 타고 왔던 쾌속보트에 옮겨 태우고 도주했다.

한국인 3명 가나 해역서 피랍…청해부대 급파

나이지리아 해군 함정 2척도 마린 711호를 추적했지만 해적들이 훨씬 속도가 빠른 쾌속보트에 옮겨 타고 달아난 데다 해당 수역이 베냉과 나이지리아 경계에 있어 추격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 문 대통령 문무대왕함 급파 지시

문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순방 중 마린 711호 피랍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았고, 지난달 28일 새벽 귀국 직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청해부대를 피랍 해역으로 급파할 것을 지시했다. 문무대왕함은 지난달 31일 오전 9시 오만 살랄라항 앞바다에서 출발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도는 경로로 서아프리카 가나로 이동 중이며 오는 16일쯤 사고 해역에 도착할 계획이다.

문무대왕함은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지나 서쪽 대서양까지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청해부대 소속 해군 특수전 요원(UDT/SEAL) 약 30명으로 편성된 ‘검문검색대’도 탑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가나, 나이지리아, 토고, 베냉 등 현지 국가 및 미국, 유럽연합(EU) 등 우방국들과 협조관계를 구축해 피랍된 우리 국민의 소재를 파악하고 안전한 귀환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종합상황실을 24시간 비상체제로 가동하고 서남 아프리카 해역을 지나는 우리 선박 및 원양어선과 교신하며 안전관리를 강화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27일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이유로 이들이 구출될 때까지 보도유예(엠바고)를 전제로 출입기자들에게 이 사건에 대해 설명했으나 31일 보도자료를 내면서 이 사건을 일반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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