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시찰단, 실효성 논란에 “경도되지 않겠다”…야 “이미 신뢰 잃어”

2023.05.21 21:23 입력 2023.05.21 21:25 수정

명단 베일 속 21명 일 도착…단장 “과학적 근거로 확인”

5박6일 계획, 오염수 탱크·정화설비 점검은 23일 예정

이재명 “일, 위험한 물질이라 바다에 버리는 것 아니냐”

후쿠시마 시찰단, 실효성 논란에 “경도되지 않겠다”…야 “이미 신뢰 잃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현지 시찰단이 21일 5박6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겸 시찰단장(사진)은 출국길에 오르며 “어디에도 경도되지 않고 과학적인 근거와 기준을 가지고 안전성을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단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도 저희의 역할”이라며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정말 상세하게, 우리가 본 것이 무엇이고 추가로 확인해야 할 게 무엇인지를 충분하게 설명드리면 국민도 많이 신뢰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찰단은 총 21명이다. 민간 전문가는 일본 측 반대로 포함되지 않았고 정부는 정치적 논란을 피하겠다는 이유로 유 단장을 제외한 20명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시찰단이 시료 채취 등 검증보다는 ‘확인’과 ‘관찰’하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 측 전문가로만 이뤄진 시찰단이 얼마나 실효성 있고 독립적인 활동을 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유 단장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시찰단은 방사선 분야, 원전의 각 설비 부문 분야에서 10년, 20년 이상 현장에서 안전규제를 해온 분들”이라며 “어디에도 경도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지난 19일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10명 안팎의 자문그룹을 이날까지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 단장도 이날 “현장 점검의 완결성, 안전성 평가의 완결성을 위해 필요할 경우에는 민간 전문가들의 의견도 충분히 참작해 들을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자문을 구할 민간 전문가의 인적 구성에 대한 질문에는 “제가 직접 관여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 측) 전문가들 위주로 현장에 집중할 거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자문을 구하는 절차를 밟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문그룹이 구성됐는지에 대한 확답을 하지 않은 데다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유 단장은 민간 전문가와의 소통 절차나 일정 등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도 했다.

시찰단은 22일 일본 도쿄전력 관계자들과 세부 시찰 항목을 정한다. 시찰단이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오염수가 저장된 K4 탱크군과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다. 이 두 가지 설비에 대한 점검은 모두 23일 진행되며 알프스의 핵종 제거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설비의 설치 상태와 계통 구성 등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유 단장은 밝혔다. 오염수의 이송과 방출을 제어하는 운전제어실 설비도 점검한다. 24일에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수를 분석하는 화학분석동을 방문해 핵종 분석 과정을 들여다본다. 25일 추가로 필요한 현장 확인 사항을 정리하거나 일본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최종 정리한 뒤 26일 귀국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시찰단이 “국민적 신뢰를 잃었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오염수 시찰단을 향해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은 오염수 확인이 아니라 검증이다. 일본 측에서 보여주는 대로 확인만 하라고 국민들께서 세금을 내신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끝내 구체적인 명단도 공개하지 못하고 일본으로 떠난 시찰단. 숨겨야 할 일, 몰래 하고 와야 할 미션이라도 있는 것이냐”며 “시찰단은 이미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당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도 논평을 내고 “오염수 시료 채취도 할 수 없고, 민간 전문가도 배제된 견학 수준의 시찰단이 과연 무엇을 검증할 수 있을지 국민적 의구심이 크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행동의날’ 인사말에서 “‘1ℓ 아니라 10ℓ를 매일 마셔도 괜찮다’고 영국의 전문가가 헛소리를 한다고 해도 확실한 것은 일본 정부 스스로가 쓸모없고 위험한 물질이라 바다에 가져다 버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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