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단일화’ 기싸움 …지지층 확대 포석…안, 완주 가능성도 제시

2012.10.09 21:44 입력 2012.10.09 22:46 수정

민주당 “정치 혁신은 현실적으로 정당 위에서 가능”

안 캠프 박선숙 “단일화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야권 대선 주자인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 대통령’을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둔 기싸움 성격이 짙다. 상대 후보에 대한 비교 우위와 경쟁력을 강조해 지지층 외연을 확대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 하지만 안 후보가 완주할 가능성 또한 열어놨다는 점에서 단일화 국면에서 진통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9일 KBS 라디오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 세계 민주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단 한 나라도 없다”며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했다. 문 후보는 전날 원외 지역위원장 간담회에서 “정당 밖에서 정치를 바꿔야겠다고 말하기는 쉽고, 저도 정치 참여 전에는 늘 그래 왔다”며 “정당 혁신과 새로운 정치는 결국 정당 위에서만 현실적으로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무소속인 안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의 쇄신을 압박하는 안 후보를 향한 방어와 역공의 성격이 함께 들어 있다.

<b>안철수 캠프 3인 공동선대본부장 체제로</b> 9일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송호창 의원(가운데)이 서울 공평동의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사무실에서 합류 기자회견을 한 뒤 박선숙(왼쪽),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과 손을 맞잡고 있다. | 연합뉴스

안철수 캠프 3인 공동선대본부장 체제로 9일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송호창 의원(가운데)이 서울 공평동의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사무실에서 합류 기자회견을 한 뒤 박선숙(왼쪽),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과 손을 맞잡고 있다. | 연합뉴스

안 후보는 ‘무소속 대통령론’으로 맞받았다. 이 대표의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 불가능’ 언급에 “(무소속 대통령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정치개혁과 정권교체, 새로운 정치·변화에 뜻이 있는 분들이 기존 정치권에도 계신 것으로 안다. 뜻을 모으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후보가 ‘정당 후보’ ‘무소속 후보’를 두고 맞붙는 것은 지지층의 결속을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정책 실현 가능성 등을 들어 정당 후보의 우위를 내세우고 있다. ‘무소속 후보 불가론’으로 안 후보를 압박해 그에 호감을 갖는 민주당 지지층, 특히 호남 민심을 끌어안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당 후보 확정 이후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것도 계기가 된 듯하다.

안 후보로선 외연 확대가 필요하다. 그가 ‘야권 후보’ ‘정권교체’를 강조한 것이 문 후보로 이동하는 민주당 지지층을 묶어두겠다는 것이라면, ‘무소속 후보론’은 문 후보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도·무당파를 공략하려는 뜻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소속 대통령론이 안 후보가 선점하는 중도·무당파층의 지지 확대라는 긍정성과는 달리, 민주당 지지층에는 민주당 당적을 갖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쳐 부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

안 후보는 또 단일화 없이 대선을 끝까지 완주할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 실제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은 YTN에 출연해 “(야권 후보단일화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며 “승리하려면 정치 변화와 민의를 반영하는 정치에 답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리를 위한 후보 단일화 자체보다 정치쇄신을 우선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주도의 정치쇄신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단일화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

안 후보 캠프 고위 관계자는 “민주당이 분당과 합당을 몇 번 했지만 국민들이 좋게 평가하나. 안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정당개혁이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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